[윤재은 칼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AI 세대의 등장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 리좀(rhizome)

리좀의 움직임은 위계가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중심도 없지만, 끊임없이 연결된다.

입력 : 2025.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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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AI 세대의 등장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 리좀(rhizome) [그래픽= ESG코리아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이루어진지 삼일이 지났다. 이번 사건은 단지 정치적 격변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적 표현 방식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2016년 촛불 집회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지만, 이번 탄핵은 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펼쳐 보였다. 촛불 대신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었고, 민중가 대신 아이돌 노래를 불렀다. 이것은 단순한 양식의 변화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대, 새로운 사유 방식이 사회 전면에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리좀(rhizome)처럼 뻗어나가는 AI 세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이번 탄핵의 중심에는 ‘AI 세대’가 있다. 이들은 단순한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라,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를 일상적으로 살아가며 그 흐름 속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세대다.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한 ‘리좀(rhizome)’ 이론처럼, 이들은 뿌리와 줄기의 구분이 없는,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사고방식을 지닌다. 기존의 규범이나 위계에 얽매이지 않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강력한 집단적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기존의 사회 트렌드를 이끌었던 MZ세대가 콘텐츠와 소비 중심의 흐름을 주도했다면, AI 세대는 조용하지만 정밀하게, 그리고 기민하게 사회 이슈에 개입한다. 


페이스북, 디스코드, 트위터(X), 틱톡, 유튜브, 카카오톡 등 디지털 플랫폼은 그들에게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이자 조직 공간이다. 그들은 플래카드 대신 해시태그를, 확성기 대신 밈과 리믹스 영상을 사용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확산시킨다.


이번 탄핵 시위는 단순한 거리의 외침이 아니었다. 온라인 세계가 오프라인으로 흘러넘친, 디지털 감성과 물리적 공간이 교차한 장이었다.


이번 탄핵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해외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시위를 “풀뿌리 민주주의와 디지털 청년 문화의 눈부신 결합”이라며 평가했고, 가디언은 “탈근대 정치 표현의 마스터클래스”라고 극찬했다. 독일의 슈피겔은 이 움직임의 탈중심적이고 자발적인 성격을 ‘양심의 플래시몹’에 비유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일부 언론은 시위의 ‘미학’에 주목했다. 특히 K-팝 콘서트에서 주로 사용되던 응원봉이 정치적 상징으로 재탄생한 모습은, 대중문화와 정치 참여가 하나로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비춰졌다. 몇몇 문화 평론가들은 이 현상을 ‘팝티비즘(Pop-tivism)’이라 명명하며, AI 세대가 보여주는 고유한 사회 개입 방식이라 분석했다.


민주주의의 새로운 서사...AI세대


물론, 윤 대통령 탄핵의 정치적·법적 향방은 앞으로의 시간이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더 이상 시민 참여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세대적 전환이자, 민주주의 실천 방식의 변화이다.


이번 탄핵 응원봉 시위의 움직임은 "위계가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중심도 없다". 

하지만 "연결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

이것이 바로 "리좀적 사고이며, AI 세대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연결, 가벼워 보이지만 깊이 있는 개입" 이것이 바로 새로운 리좀적 민주주의의 표현이다. 

 

우리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넘어 이미 새롭게 시작된 AI세대의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윤재은 / Jaeeun Yoo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다가올 미래도시와 기후위기를 고려한 ESG에 대해 연구 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Hyun), Archiroad 2(Sun), Archiroad 3(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 미래도시 연구 시그널코리아 2024(공저), 시그널코리아 2025(공저)가 있다.

윤재은 기자 yje@esg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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