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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나눈 고기 한 조각이 개를 만들었다...네이처 논문이 밝힌 인간과 개의 공진화 시작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1.0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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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개의 공진화 [사진=La Miko]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동반자인 개는 어떻게 인간 곁에 머물게 되었을까. 최근 네이처 계열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들은 그 답이 마지막 빙하기 말기, 인간과 늑대가 ‘음식’을 매개로 맺은 상호 이익 관계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대 개는 회색늑대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가축화 시기와 과정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2017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유전체 연구에 따르면, 현대 개는 약 2만~4만 년 전 단일 늑대 집단에서 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당시 인간과 늑대는 같은 먹잇감을 두고 경쟁하던 포식자였다는 점에서 두 종이 어떻게 공존하게 되었는지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빙하기 겨울, 남겨진 고기가 만든 연결고리


이 의문에 대해 핀란드 식품청(Finnish Food Authority) 연구진은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후기 구석기 시대(약 1만4천~2만9천 년 전) 유럽과 아시아의 수렵채집 환경을 분석해 인간이 대형 초식동물(말, 무스, 사슴 등)을 사냥한 뒤 섭취하지 못하고 남긴 고기 에너지의 양을 계산했다.


그 결과, 빙하기의 혹독한 겨울 동안 인간은 단백질 섭취 한계로 인해 저지방 고기를 모두 소비할 수 없었으며, 이 잉여 자원이 늑대에게 제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은 생리적으로 식단의 약 20% 이상을 단백질로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방이 적은 살코기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의 제1저자인 마리아 라티넨(Maria Lahtinen)은 “후기 구석기 시대의 유럽과 아시아 대부분은 매년 혹독한 겨울을 겪었고, 이로 인해 인간은 지속적으로 단백질 과잉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 상황에서 남은 고기를 늑대와 나누는 것은 생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상호 이익’의 진화


연구진은 이러한 의도치 않은 먹이 공유가 인간과 늑대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고 점차 상호 이익 관계로 발전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인간은 위험한 경쟁자를 제거하는 대신 캠프 주변에서 인간에게 덜 공격적인 늑대를 용인했고 늑대는 안정적인 먹이원을 확보했다.


이후 이 늑대들 중 온순하고 인간 친화적인 개체가 선택적으로 살아남으며, 오늘날의 개로 이어지는 가축화 과정이 가속화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하며, 초기 개들이 사냥 보조, 짐 운반, 경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논문은 “초기 개들은 인간과의 공존 속에서 행동적·생리적 변화를 겪었으며, 이는 인간의 진화적 변화와 유사한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식탁에서 시작된 인류 최장기 동맹


이 연구는 개의 가축화가 단순한 ‘길들이기’가 아니라, 빙하기 환경 속에서 형성된 생태학적 협력의 산물이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반려견에게 식탁 음식을 나누는 습관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수만 년 전 그와 유사한 행동이 인류와 개의 공진화를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가축화가 폭력이나 지배가 아닌 공존과 선택의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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