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의 본래 행동에 주목한 전시 방식으로 변화…1996년 26만 명에서 2007년 307만 명으로 입장객 회복
1967년 7월 1일 개원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아사히카와시가 운영하는 시립 동물원이다. 아사히카와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동물원으로, 개원 당시에는 시민의 동물에 대한 과학적 교양을 높이고 보건과 휴양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개원 이후 입장객은 1983년 59만7,133명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동물 전시와 함께 대형 놀이시설이 운영됐지만 이후 입장객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1986년에는 연간 입장객이 50만9,245명으로 줄었고, 1993년에는 39만3,686명까지 감소했다.
1994년에는 동물원에서 에키노코쿠스증이 발생하면서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았다. 에키노코쿠스증은 에키노코쿠스라는 조충류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일본에서는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다포자조충(Echinococcus multilocularis)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감염된 여우나 개의 분변으로 배출된 충란이 물이나 식품, 손 등을 통해 사람에게 들어갈 경우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에서는 주로 간에 병변을 형성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는 1994년 롤랜드고릴라와 와오키츠네자루가 에키노코쿠스증으로 폐사했고, 방역을 위해 8월 27일부터 폐쇄했다. 이듬해 다시 문을 열었지만, 감염병 발생에 따른 영향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에키노코쿠스증으로 인한 폐쇄 이후에도 동물원의 어려움은 계속됐다.
아사히카와시 공식 자료에 따르면 1996년 연간 입장객은 26만822명으로 당시 최저 수준이었다. 아사히카와시는 당시 동물원이 ‘시의 부담이 되는 동물원’으로 불렸고 폐원설까지 나왔다고 설명한다. 1983년 59만7,133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그런데 동물원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고민은 이보다 앞서 시작됐다.
아사히카와시 자료에 따르면 1986년경부터 사육 담당자들이 동물원의 이상적인 모습과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육 담당자였던 아베 히로시가 논의 내용을 그림으로 정리했고, 아이디어가 쌓이면서 그림은 최종적으로 20장 가까이 만들어졌다. 이 내용은 1989년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방향’이라는 형태로 보고됐다.
하지만 계획은 곧바로 실행되지 못했다. 예산 확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고, 계획을 담은 그림도 하나둘 사라졌다. 현재 남아 있는 14장의 그림이 훗날 ‘14장의 스케치’로 불리게 됐다.
전환점은 1996년이었다. 그해 15년 만에 새로운 동물사 건설 예산이 승인됐고, 1997년부터 기존에 구상했던 시설들이 실제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동물을 ‘보는 것’에서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으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변화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행동전시’다.
행동전시는 동물이 가진 고유한 능력과 행동, 감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관람객이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전시 방식이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의 희귀성보다 각각의 동물이 가진 특징과 능력에 주목하는 전시를 발전시켜 왔다.
대표적인 시설이 물개관이다. 원통형 수조를 통해 물개가 수직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오랑우탄관에서는 높은 곳을 이동하는 오랑우탄의 특성을 살린 공중 방사장을 마련했고, 펭귄관에서는 수중에서 움직이는 펭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시설을 구성했다.
1997년에는 ‘어린이 목장’과 ‘토토리의 마을’이 문을 열었고, 이후 맹수관, 펭귄관, 오랑우탄관, 북극곰관, 물개관 등 새로운 시설이 차례로 조성됐다. 아사히카와시는 이 시설들을 행동전시를 도입한 주요 시설로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전시시설과 함께 회복된 입장객
시설 변화가 이어지면서 입장객 수도 증가했다.
1996년 26만822명이었던 입장객은 1997년 30만6,255명으로 늘었다. 2002년에는 북극곰관 개관과 함께 67만431명, 2003년에는 82만3,896명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144만9,474명으로 증가했다. 그해 7월과 8월에는 월간 입장객 수가 일본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며, 연간 입장객 기준으로는 우에노동물원과 히가시야마동물원에 이어 일본 국내 3위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입장객 증가가 이어져 2006년에는 연간 300만 명을 넘어섰고, 2007년에는 307만2,353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1996년과 비교하면 약 11.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이러한 입장객 증가를 '행동전시 하나의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시설의 지속적인 조성, 동물원 운영 방식의 변화, 겨울철 운영과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이 함께 진행됐기 때문이다. 아사히카와시의 자료 역시 1997년 이후 새로운 시설들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입장객이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물의 행동에서 생태와 생명을 이해하는 공간으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변화는 입장객 수를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동물원은 현재 ‘전하는 것은 생명’이라는 테제를 바탕으로 동물의 생활과 행동을 관찰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야생동물, 환경보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역할로 제시하고 있다.
사육 담당자가 동물의 특성과 행동을 설명하는 ‘원포인트 가이드’와 ‘모구모구 타임’ 등도 운영하고 있다. 동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사육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결국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변화는 낡은 시설을 새롭게 만드는 데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동물원을 무엇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부터 사육 담당자들이 새로운 동물원의 모습을 고민했고, 그 구상이 14장의 스케치와 시설 정비로 이어졌다. 이후 동물이 가진 행동과 능력을 관찰할 수 있는 전시가 하나씩 만들어졌고, 입장객도 1996년 26만 명에서 2007년 307만 명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동물의 생태와 생명을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 기능이 더해지면서 동물원이 지역의 공공시설로 수행하는 역할도 확대됐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보여준 변화는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던 자원을 어떻게 다시 바라볼 것인가에 가까웠다. 동물의 행동을 중심으로 전시를 바꾸고, 그 과정에서 관람객의 경험과 생태교육이라는 기능을 함께 확장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동물복지와 생태교육, 지역 공공시설의 지속적인 운영이라는 서로 다른 요소가 하나의 변화 과정 안에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물원의 실제 운영 변화가 환경과 생명, 사회적 교육, 지역사회라는 지속가능성의 가치와 맞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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