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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강윤영
  • 입력 2026.10.1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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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을 소비하는 사람에서 건강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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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사진=AI,강윤영]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야기,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뉴스, 전쟁과 경제 위기, 사건과 사고까지... 휴대폰을 열기만 해도 걱정해야 할 이유가 끝없이 나타난다. 

 

물론 알아야 할 정보도 있다. 실제로 대비해야 할 위험도 있다.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아는 것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 정보를 지금 아는 것이 내 삶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나는 뉴스를 많이 보지 않는 편이다. 뉴스를 보고 나면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기보다 오히려 불안하고 초조해질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해결할 수도 없고 당장 통제할 수도 없는 일인데 마음속에서는 이미 수많은 걱정이 시작된다. 한 가지 걱정이 또 다른 걱정을 부르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서 먼저 살아보기도 한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위험을 미리 알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질병이 나타날지,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결국 인간에게는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오래전 내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책 가운데 하나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였다. 그 책을 통해 내게 오래 남은 것은 단순한 긍정의 메시지가 아니었다.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 상황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내 삶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세상이 불안하다고 해서 나까지 하루 종일 불안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험을 외면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필요한 정보는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정보에 내 마음까지 내어줄 필요는 없다. 무엇을 볼 것인지, 얼마나 볼 것인지, 무엇을 믿을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내 안에 오래 머물게 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이것 역시 중요한 '디지털 감수성'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을 잘 활용한다는 것은 새로운 앱을 빨리 배우고 인공지능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 자극적인 제목과 사실을 구분하는 능력, 콘텐츠를 본 뒤 내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능력도 필요하다.


특히 요즘의 디지털 콘텐츠는 우리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더욱 강한 표현을 사용한다.


“곧 큰일이 난다.”


“당신만 모르고 있다.”


“충격적인 미래가 온다.”


이런 문장은 사람을 멈춰 세운다. 두려움은 강력한 클릭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릭을 많이 만드는 콘텐츠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나는 정보를 접할 때 세 가지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첫째, 모든 정보를 다 보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소식을 실시간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내 삶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라면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통해 필요한 만큼 확인하면 된다.


둘째, 콘텐츠를 본 뒤 내 마음을 살펴본다.


이 콘텐츠를 보고 내가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생각해본다. 새로운 지식을 얻었는지, 실제 행동에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면 이유 없는 두려움만 커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정보를 소비한 뒤 마음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면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셋째, 소비하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한 걸음 움직여본다.


누군가가 만든 불안한 콘텐츠를 계속 바라보고 있기보다 내가 세상에 다른 종류의 콘텐츠를 하나 더 보태보는 것이다. 거창한 콘텐츠일 필요는 없다. 


오늘 읽은 책에서 마음에 남은 문장 하나도 좋다. 살아오면서 깨달은 경험 하나도 좋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던 작은 정보도 좋고, 힘든 하루를 지나며 알게 된 마음 하나를 기록해도 좋다. 사진 한 장에 짧은 글을 붙일 수도 있고, 노트에 한 문장을 적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하루에 작은 콘텐츠 하나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콘텐츠의 씨앗을 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적은 한 문장이 당장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기록이 쌓이면 나의 생각이 되고, 경험이 되고, 결국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정보가 될 수도 있고, 위로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콘텐츠가 존재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 중요한 질문은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세상에 더할 것인가'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불안을 키우는 콘텐츠가 있는 만큼, 사람을 조금 안심시키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사람을 비교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있는 만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사람을 조급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있는 만큼,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불안을 없앨 수는 없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할 수도 없다. 그러나 무엇을 바라볼 것인지, 무엇을 내 마음에 들일 것인지, 그리고 내가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더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오늘도 수많은 콘텐츠가 우리의 화면을 지나간다. 그 가운데 불안을 하나 덜 소비하고, 대신 나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작은 콘텐츠 하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작은 기록 한 줄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오늘 내가 심을 수 있는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의 씨앗일지도 모른다.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는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뒤로 미뤄온 사람들이 삶을 발견하고 기록하여, 누군가에게 닿는 콘텐츠로 남기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덧붙이는 글|강윤영(Kang Yoon Young)|AI·콘텐츠 교육자, 기록·브랜드 코치 

 

로야스컴퍼니와 독립출판 브랜드 달별담을 운영하며, AI 활용 교육과 콘텐츠 기획, 기록 기반의 브랜드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뒤로 미뤄온 사람들이 살아온 경험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와 콘텐츠로 표현하며, 새로운 일과 브랜드로 확장하도록 돕는다. 기술보다 사람의 삶과 고유한 목소리가 먼저라는 철학으로 강의, 클래스, 챌린지, 출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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