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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 도전한 로봇들, 인간을 모방하는 그날은 얼마나 남았나?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04.2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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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최초의 인간형 하프 마라톤 대회가 보여준 기술의 진보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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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에서 로봇이 결승선 통과하는 모습 [사진=Afp, 그래픽=ESG코리아뉴스]

 

중국 베이징 남동쪽 이좡 지구에서 9일(토요일) 열린 세계 최초의 인간형 하프 마라톤 대회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시험하는 실험장이었다. 20대 이상의 이족 보행 로봇이 12,000명의 인간 참가자와 함께 도로를 달리는 이색적인 풍경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이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얼마나 모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로봇은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센터에서 개발한 ‘티앙궁 울트라(Tiangong Ultra)’였다. 2시간 40분이라는 기록은 아직 인간의 세계 기록과는 큰 격차가 있지만, 로봇이 완주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술적 성과는 분명하다. 특히 인간처럼 마라톤 주법을 학습한 알고리즘과 긴 다리를 활용한 기계적 효율성은 기술의 진보를 체감하게 했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을 따라잡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대부분의 로봇은 중간에 배터리를 교체해야 했고, 일부는 균형을 잡기 위해 보조자의 도움을 받거나 심지어 목줄에 묶여 조종되기도 했다. 이 대회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2023년 발표한 정책 문서—2025년까지 인간형 로봇의 핵심 부품을 대량 생산하고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의 성과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가?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은 자전거 타기, 라운드하우스 킥, 사이드 플립을 시연하는 인간형 로봇 영상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해왔다. 국영 언론은 이를 중국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포장하며 ‘미래 산업’으로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보다 복합적이다. 미국 MIT의 로봇공학자 질 그리브는 "이러한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지만, 인간처럼 유연하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인간의 움직임은 단순한 근육 작용이 아닌 감각 피드백과 정서, 판단이 결합된 복합적 결과"라며, "기계가 이를 완벽히 모방하려면 센서 기술과 신경망 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봇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미래에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끊이지 않는다. 다만, 이번 경주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로봇은 아직 ‘완전히 인간 같은 행동’을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인간 참가자들은 대부분 로봇을 가볍게 앞질렀고, 어떤 이들은 로봇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여유롭게 경주를 즐겼다.


테슬라, 보스턴 다이내믹스, 그리고 중국의 유력 로봇 기업들이 인간형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주는 기술이 어디까지 왔으며, 무엇이 여전히 부족한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였다.


중국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센터의 최고기술책임자(CTO) 탕지안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성과는 서구의 어떤 로봇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그조차도 “완벽한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갖춘 로봇은 아직 개발 중”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미래를 향한 ‘느린 질주’


기술은 때로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묵묵한 진보로 세상을 바꾼다. 인간과 나란히 도로를 달리는 로봇의 모습은 지금은 조금 어설프고 느릴 수 있다. 그러나 이 ‘느린 질주’는 로봇이 인간 사회에 어떻게 통합될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중요한 실험이자,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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