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의하면 최근 북태평양 해역 전체에 걸쳐 기록적인 규모의 해양 열파(marine heatwave)가 발생하며 과학자들과 언론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른바 ‘블롭(The Blob)’이라 불리는 고수온 해역은 일본 인근에서 미국 서부 연안까지 약 8,000km에 걸쳐 퍼져 있으며 기후변화의 영향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NOAA 태평양해양환경연구소(PMEL)는 “해수면 온도의 이상치가 과거 평균 기록을 넘어섰고 북태평양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지구상 모든 해양분지 중 가장 빠른 온난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여름철 북태평양 전체가 열파에 휩싸이며 미국 서해안과 알래스카 인근의 이상고온은 육지의 기후에도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미국 통합생태계평가센터(Integrated Ecosystem Assessment)는 “이번 현상은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을 통해 겨울철 폭풍의 항로와 제트기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서부 지역에서 습도 상승이나 강수 패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기후 전문 매체 메자(mezha.net)도 “이번 해양 열파의 주요 원인은 예년보다 약하거나 상승류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불어온 이상 바람 때문이다”며, “이러한 바람은 수직 혼합과 용승을 억제해 표층의 얕은 해수에 열이 집중되게 만들었고, 차가운 심층수가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여 해수면 온도가 급등하게 했다”고 했다.
해양 열파의 또 다른 배경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이다. 해양 표층에 더 많은 열이 저장되고, 혼합층이 얇아지면서 기후변화가 바다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표층 수온 이상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알래스카 해양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의 보고에 의하면 “이번 열파로 인해 해양 생태계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알래스카 연안에서는 바닷새와 해양 포유류 폐사가 보고되었고, 병든 개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어류 자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과거 2013~2016년 ‘블롭’ 당시 바닷새가 대량 폐사했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번 사건은 관측이 시작된 1982년 이후 북동태평양에서 발생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해양 열파에 해당한다. 다만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현상은 표층 기반으로 형성되어, 늦가을이나 초겨울 강한 바람이 불면 차가운 물이 솟구치며 비교적 단명할 가능성도 있다.
유사한 구조의 해양 열파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기후 시스템이 온실가스 증가에 맞춰 새로운 균형 상태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결국 이번 현상은 단순한 일시적 이상 기온 현상을 넘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맥패든 NOAA 수석 과학자는 “기후변화의 흔적은 현재 북태평양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해양 열파는 태평양 북서부 해양 생물, 어업, 생태계 구조, 그리고 지역 날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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