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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문화를 읽다 ㉒] 경계에서 공동체로... 호세피나 산토스(Josefina Santos) 타인의 얼굴로 그려낸 디아스포라의 서사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4.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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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피나 산토스(Josefina Santos)의 인물 사진 [사진=Josefina Santos homepage]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호세피나 산토스(Josefina Santos)는 오늘날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라틴아메리카 출신 비주얼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태어난 그녀는 인물사진과 패션,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타인의 삶’과 ‘자기 정체성’ 사이의 긴장과 연결을 탐구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단순한 이미지 생산에 머무르지 않는다. 촬영 대상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친밀한 협업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창작의 출발점이 된다. 이 같은 방식은 피사체의 감정과 서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사진을 기록이 아닌 ‘공동의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산토스의 작업 세계는 개인적 기억에서 출발해 집단적 서사로 확장되는 특징을 보인다. 대표 프로젝트 수크레(Sucre)는 어머니의 고향인 콜롬비아 시골 지역을 배경으로 이주와 기억 그리고 정체성의 문제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그녀의 사진은 언제나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질문은 개인을 넘어 디아스포라 공동체 전체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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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피나 산토스(Josefina Santos)의 도미니칸 사운드 시스템 1(Dominican Sound System 1 [사진=cartdept instagram]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1년 제작된 도미니칸 사운드 시스템 1(Dominican Sound System 1)은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다. 크로모제닉 프린트 방식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도미니카공화국의 거리 문화와 음악 생태계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사운드시스템은 단순한 음향 장비를 넘어 카리브해 문화권에서 공동체의 집합과 축제, 사회적 소통의 장을 상징한다. 산토스는 이 ‘소리의 구조’를 이미지로 번역함으로써 물리적 대상이 아닌 문화적 에너지를 포착하려 했다.


작품 속 사운드시스템은 때로는 거대한 조형물처럼, 때로는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이는 음악이 개인을 넘어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시각적 은유로 읽힌다. 특히 이 작업은 도미니카 디아스포라 문화와 긴밀히 연결되며 카리브 음악과 거리 파티, 이동형 스피커 문화가 이주 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산토스는 이러한 문화적 코드를 단순한 기록이 아닌 감각적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그녀의 활동은 전통적인 갤러리 시스템에 국한되지 않는다. 산토스는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작업 과정과 실험, 개인적 서사를 공유하며 동시대 이미지 유통 구조 속에서 존재감을 확장해왔다. 그의 계정은 단순한 포트폴리오를 넘어 관객과의 소통 창구로 기능하며 사진가와 피사체 그리고 관객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한다.


동시에 그는 뉴욕 타임스, 롤링 스톤, 보그 멕시코 & 라틴 아메리카 등 글로벌 매체와 협업하며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그를 단순한 사진작가가 아닌 동시대 시각문화를 생산하는 창작자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결국 산토스의 사진을 관통하는 핵심은 ‘인간성’이다. 그는 유명 인물부터 지역 공동체 구성원까지 다양한 대상을 촬영해왔지만 피사체를 대상화하지 않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가 스스로 드러나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으로 전환시킨다.


도미니칸 사운드 시스템 1(Dominican Sound System 1)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특정 문화를 소비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 문화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감각을 함께 경험하도록 이끄는 시도다. 경계 위에서 타인의 얼굴을 통해 시작된 그의 작업은 결국 개인과 공동체를 잇는 하나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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