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시각 권력은 인간의 손에 있었다. 사진가는 렌즈가 향할 방향을 결정했고, 편집자는 어떤 이미지가 표지를 장식할지 선택했으며, 큐레이터는 어떤 작품이 전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지를 판단했다. 물론 당시의 시각 세계가 완전히 공정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미지를 누가 생산하고, 누가 선택하며,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과정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오늘날 시각 질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변화는 알고리즘이 이제 ‘무엇이 볼 만한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와 검색 플랫폼, 콘텐츠 추천 시스템 속에서 한 장의 이미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지는 더 이상 그것이 얼마나 깊이 있고 진실하며 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클릭률과 체류 시간, 확산 가능성과 같은 데이터 지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로써 시각 권력은 ‘창작자의 표현 권한’에서 ‘시스템의 분배 권한’으로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매우 은밀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인간은 여전히 사진을 찍고, 디자인하며, 그림을 그리고, 이미지를 게시한다. 그러나 이미지가 공적 시야에 진입한 이후 그 운명은 더 이상 인간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은 보이지 않는 큐레이터처럼 이미지를 선별하고, 확대하며, 감추고, 배열한다.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아야 한다고 직접 명령하지 않는다. 대신 추천 구조를 통해 우리의 시선과 취향을 서서히 형성한다. 또한 특정 이미지를 명시적으로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것을 정보의 흐름 속 깊은 곳으로 밀어 넣음으로써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시각 권력의 이동은 단순히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문제로 설명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이미지를 바라보는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이미지의 진위 여부를 주로 의심했다면, 이제는 다른 질문이 더욱 중요해졌다.
왜 이 이미지는 지금 내 앞에 나타났는가. 왜 특정한 얼굴과 특정한 스타일, 특정한 감정은 반복적으로 추천되는가.
알고리즘이 데이터 기반의 선호를 바탕으로 시각 콘텐츠를 끊임없이 최적화할 때, 공공의 미감 역시 점차 단일하고 빠르며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수렴될 위험이 있다.
알고리즘 시대에 인간이 보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어떤 환경 속에서 보고 있는지에 대한 주체적 인식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시각 리터러시는 단순히 이미지의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미지를 누가 추천하고, 어떤 기준으로 배열하며, 무엇을 확대하고 무엇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지를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해야 한다.
‘본다’는 행위 자체가 이미 특정한 구조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인간은 비로소 시각적 판단의 일부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알고리즘이 시각 세계를 조직하는 시대에 그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감각을 잃지 않는 일이다.
시각 권력의 중심축이 인간에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태도일 것이다.
진문/秦雯/ QIN WEN
진문(秦雯)은 중국 루쉰미술학원을 졸업하고 예술디자인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 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시각디자인과 시각문화를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으며, 재학 기간 동안 중국 예술대학의 인공지능 및 디지털 활용 커리큘럼 특성을 분석한 논문을 KCI에 게재하는 등 학문적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아울러 한국이에스지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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