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신의 말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는 고민을 들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투가 반복되는 것 같아, 이제는 정말 달라지고 싶다는 고백이었다. 그 마음이 오래 남았다.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고 예의 있게 말하면서도, 정작 가까운 사람에게는 익숙하다는 이유로 더 쉽게 반응하고 더 거칠게 말할 때가 있다. 가족, 배우자, 자녀, 부모, 가까운 동료와의 관계에서 말이 상처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말은 더 어렵다.
편하다는 이유로, 익숙하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예전의 말투가 쉽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말투를 바꾼다는 것은 단순히 표현을 부드럽게 고치는 일이 아니다.
그 안에는 내가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 감정을 다루는 태도, 관계를 대하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코칭은 말의 기술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먼저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된다.
코칭을 배우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이것이었다.
'타인을 바꾸려 하기보다, 나를 바꾸는 데 집중하는 것.'
관계에서 불편함이 생기면 우리는 자주 질문의 방향을 상대에게 둔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할까?”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왜 변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질문은 대개 관계를 더 막히게 만든다.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고, 내 안에는 억울함과 조급함이 더 커지기 쉽다.
코칭은 질문의 방향을 바꾸는 훈련이다. 상대를 향하던 질문을 다시 나에게 돌려보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말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내 말이 상대를 위한 말인가, 몰아붙이는 말인가?”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이기는 것인가, 연결되는 것인가?”
“상대가 변하지 않아도 나는 어떤 사람으로 말하고 싶은가?”
“이 상황에서 내가 지킬 수 있는 나의 태도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말의 속도를 늦춰준다. 바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추게 한다. 상대를 가르치려는 말보다 먼저 내 마음을 살피게 하고,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말보다 관계를 지키는 말을 선택하게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티 나게 달라지는 말하기는 특별한 화법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반응하기 전에 한 번 멈추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예전 같으면 바로 튀어나갔을 말을 잠깐 붙잡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다.
“지금 이 말이 꼭 필요한 말인가?”
“이 말을 들은 상대의 마음은 어떨까?”
“내가 원하는 변화는 비난일까, 이해일까?”
물론 한 번에 잘 되지는 않는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어렵고, 익숙한 말투는 쉽게 돌아온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알아차리고, 다시 선택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당장 상대가 바뀌지 않아도, 상황이 내 뜻대로 달라지지 않아도, 나의 언어와 태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관계의 변화는 바로 그 선택에서 시작된다.
코칭은 상대를 설득하는 말이 아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말도 아니다. 상대 안에 있는 가능성을 존중하고, 나의 감정도 책임 있게 다루며, 관계 안에서 다시 연결을 선택하는 언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실제로 도움을 받았던 방법은 누군가와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휴대폰 동영상이나 음성녹음으로 직접 담아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민망했다. 그러나 영상과 음성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어떤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고 있는지, 말투는 부드러운지 날카로운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있는지, 중간에 끊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의 내용보다 표정과 분위기로 상대를 압박하고 있지는 않은지 보이기 시작했다. 말하는 습관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상대가 실제로 느끼는 나의 모습 사이에 차이를 만든다.
나는 차분하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차갑게 느낄 수 있다.
나는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지적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나는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통제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자기 대화를 모니터링하는 일은 자신을 비난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나은 소통을 위해 나를 관찰하고 훈련하는 과정이다.
영상을 보고 나면 개선해야 할 부분과 반복하지 않아야 할 부분이 생각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말하기 전에 더 자주 멈추게 되고, 상대의 말을 듣는 표정과 태도를 더 의식하게 된다. 말의 내용만이 아니라 말이 전달되는 분위기까지 돌아보게 된다.
사람을 살리는 말은 거창한 문장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상대가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태도, 표정을 부드럽게 여는 연습, 판단보다 이해를 먼저 선택하는 질문, 반응하기 전에 잠시 멈추는 호흡에서 시작된다.
좋은 관계는 큰 선언보다 매일의 언어에서 만들어진다. 존중은 태도에서 드러나고, 배려는 말투에서 전달된다. 가까운 사람에게 건네는 말이 달라질 때, 우리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말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나를 보아야 한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 나누는 대화를 짧게라도 기록해보자. 그리고 나를 혼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알아차리기 위해 조용히 바라보자.
오늘 스스로에게 던져볼 코칭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변하지 않는 상대 앞에서 어떤 마음, 어떤 생각, 어떤 말의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말하기 전에 잠시 멈추는 사람이 될 것인가.
상대를 이기려 하기보다 연결을 선택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상황이 바뀌지 않아도 자신의 언어와 태도를 다시 선택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 작은 선택이 사람을 살리는 코칭언어의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ㅣ강윤영 (Kang Yoon Young)
'꿈글'로 활동하며 사람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설계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4년간 글쓰기와 북마케팅 활동을 이어오며 DID드림코칭센터 등 브랜드 및 프로젝트의 콘텐츠 기획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출판 브랜드 ‘달별담’을 통해 글과 코칭을 기반으로 출판 프로젝트와 글쓰기 커뮤니티, 북살롱을 운영하며 개인의 서사가 삶과 브랜드로 확장되는 과정을 돕고 있다.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는 철학 아래 사람의 이야기가 존중받는 콘텐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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