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세 번째 전시 ‘파편화·변형·재생’ 주제로 대형 조각 4점 공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상징적인 5번가 건물 정면이 중국 현대미술가 리우 웨이(Liu Wei)의 대형 조각 작품으로 채워졌다.
제네시스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파트너십 전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 Speculation’이 17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전시는 2027년 6월 8일까지 이어진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The Genesis Facade Commission)’은 매년 새로운 작가를 선정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5번가 파사드에 대규모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현대미술 전시 시리즈다. 2024년 한국 작가 이불, 2025년 제프리 깁슨(Jeffrey Gibson)에 이어 올해는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리우 웨이가 참여했다.
리우 웨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진과 회화,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도시와 사회의 변화, 인간의 경험을 탐구해 왔다. 추상과 구상, 레디메이드 등 기존 미술의 표현 방식을 재해석하며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파편화, 변형, 재생’이다. 리우 웨이는 해체와 복원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급변하는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경험을 조명한다.
전시에는 ‘Speculation / Λ’, ‘Speculation / G’, ‘Speculation / c’, ‘Speculation / h’ 등 대형 조각 4점이 설치됐다. 각각의 제목에는 물리학의 기본 상수를 나타내는 기호가 사용됐다.
작품에는 복합 유리섬유와 철, 청동, 알루미늄 합금, 소가죽, 철제 체인, 폴리우레탄 페인트 등 서로 다른 성질의 재료가 사용됐다. 건축물의 파편이나 인간 신체 일부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결합해 여러 오브제가 느슨하게 연결된 듯한 조형물을 만들어냈다.
특히 작품 곳곳에서 등장하는 ‘손’은 이번 전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소재다. 인간의 손은 오랜 시간 예술과 문화에서 창조와 노동, 관계와 표현을 상징해 왔으며 리우 웨이의 작업에서도 지속적으로 등장해왔다.
이번 작품에서 손은 현실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익숙한 형상과 비현실적으로 변형된 세계를 연결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대상이 변형되는 순간 무엇을 보고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질문한다.
전시 제목인 ‘Speculation’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추측’ 또는 ‘사변’을 뜻하는 단어를 통해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피하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긴장, 충돌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미술관의 파사드도 단순히 작품을 설치하는 외벽에서 벗어나 도시와 예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관람객들은 미술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5번가를 지나며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건축물의 외벽 자체가 동시대 사회와 인간의 경험을 생각하게 하는 공공의 전시 공간이 되는 셈이다.
맥스 홀라인(Max Hollein)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 겸 CEO는 “리우 웨이의 작품은 호기심과 혁신성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유머를 보여줄 것”이라며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을 통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파사드가 지닌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오는 22일에는 리우 웨이가 직접 참여하는 ‘An Evening with Liu Wei’가 열려 작가의 예술 세계와 이번 신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제네시스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2024년부터 파트너십을 통해 파사드 커미션을 이어오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 밖에도 LA 카운티 미술관(LACMA)과 다년간 파트너십을 맺고 ‘더 제네시스 토크’를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서도호’ 전을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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