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본사회·녹색 대전환·에너지 공급망 연대 3대 비전 제시
- 한반도 평화공존 3대 청사진 발표 “북미대화 조속히 재개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인공지능(AI)과 기후위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아우르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연대와 다자주의 복원을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 간 상호 체제 존중과 소통 채널 복원, 북미대화 재개 등을 토대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의 연대를 딛고 일어선 우리 대한민국이 유엔 정신을 복원하고 세계를 다시 연결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3일 연설 전문과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국제사회가 기후위기와 무력 분쟁, 신기술을 활용한 전쟁 양상의 변화, 에너지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2대 유엔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의 말을 인용해 “유엔은 우리를 천국으로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옥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 창설되었다”며 위기가 깊어질수록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구상으로 ‘K-이니셔티브’의 세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글로벌 AI 기본 사회’다.
이 대통령은 AI 혁명을 새로운 번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평가하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할 경우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술 발전의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AI 기본 사회’를 새로운 시대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대한민국은 ‘AI 기본 의료’를 시작으로 사회보장과 노동, 주거,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적 권리를 강화하는 AI 대전환을 추진하고, 국제기구와 다자개발은행, 산업계, 학계가 협력하는 ‘글로벌 AI 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비전은 ‘녹색 대전환’이다.
이 대통령은 기후위기를 “80억 인류가 함께하는 조별 과제”라고 표현하며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파리협정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에 참여하는 한편,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을 통해 산업구조 전환과 탄소중립을 새로운 성장동력 및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를 통해 지속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국제 논의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한 연대’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와 홍해에서 발생한 해상 봉쇄 사례를 언급하며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통로가 차단될 경우 세계인의 일상과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기존 협력체계를 활용하는 동시에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세계 경제와 민생 위기로 확산하지 않도록 국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가진 국가들이 먼저 협력하는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새로운 배타적 기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국제질서와 유엔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유연하게 협력하고 범위를 확대하자는 구상이다.
“시대 변화에 맞춰 유엔도 변해야”
유엔 자체의 변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장에서 이뤄진 합의가 실제 현장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조직과 사업의 중복을 줄이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는 한편 한정된 자원을 필요한 현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유엔의 효율성과 현장 중심 운영을 강조하는 ‘유엔 80 이니셔티브’를 지지하고, 안전보장이사회가 보다 효과적이고 민주적이며 책임 있게 운영되도록 하는 안보리 개혁에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공존 위한 세 가지 청사진 제시
이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한반도 문제에도 할애했다.
그는 남북한이 35년 전 유엔에 함께 가입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를 “경쟁과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공존의 기틀을 마련한 결정적인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세 가지 방향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제시했다.
첫 번째 원칙과 관련해서는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하면서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을 모색하고, 보건·재난·기후위기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남북 간 기본적인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위기를 방지하고 갈등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신뢰를 쌓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세 번째로는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안정과 협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서는 대화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북미대화 재개와 한반도 전쟁 종식,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이를 축소한 뒤,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세대가 더 나은 내일 꿈꾸도록 대한민국이 앞장”
연설 후반부에서는 청년과 미래세대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시한을 앞두고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국제사회의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법을 설계하며 실행을 이끄는 ‘공동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년의 목소리가 국제사회 의사결정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와 소통을 확대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 전쟁의 폐허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경험을 언급하며 앞으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과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갈라진 세계를 다시 잇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미래를 만들며, 다음 세대가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우리 대한민국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공존의 한반도를 향해, ‘모두를 위해 성과를 내는 유엔’의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전진하겠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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