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중간선거 3주 앞두고 공화당 텃밭까지 접전 양상, 하원에 이어 상원 다수당 유지에도 불확실성 확대
- 이란 전쟁 장기화와 생활비 상승에 민심 흔들, 트럼프 지원 유세 놓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엇갈린 평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공화당의 선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화당의 안정적인 지지 기반으로 여겨졌던 지역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원은 물론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CNN은 12일(현지시간) 공화당이 당초 민주당 지역에서 의석을 늘리려던 계획을 접고 기존 의석을 지키는 데 선거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거를 불과 3주 앞둔 시점에서 공세보다 수세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일부 공화당 후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재선에 도전하는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당의 선거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층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과 후보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선거자금의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공화당 상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주요 정치자금 단체인 상원리더십펀드(Senate Leadership Fund)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광고 예약을 중단하는 대신 캔자스주에 최소 1,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캔자스주는 1932년 이후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을 선출하지 않은 대표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느끼는 부담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도 500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텍사스주에서는 공화당 후보 켄 팩스턴을 지원하기 위해 1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한 달 사이 텍사스를 세 차례 방문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과 대통령의 지원에도 선거 판세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공화당 지도부는 승리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선거 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Cook Political Report)는 최근 하원 선거구 18곳의 판세를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했다. 아이오와와 펜실베이니아, 워싱턴주 등 주요 경합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상원에서도 예상보다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이란 전쟁과 생활비 상승이 꼽힌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도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가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CNN은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과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공화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참모는 전쟁이 이미 끝났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텍사스처럼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에서조차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로이터통신이 9일 공개한 입소스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8%가 생활비 상승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57%가 임금보다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제적 부담이 특정 정당 지지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AP통신이 보도한 AP-NORC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17%, 전반적인 경제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26%에 머물렀다. 응답자의 65%는 지속되는 고물가의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12일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유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농촌 지역과 전통적인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연료비 상승과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민주당 후보들이 생활비 문제를 앞세워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여러 외신이 공통으로 주목하는 것은 전쟁과 경제 문제가 미국의 정치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가 물가와 생활비라는 일상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유세를 둘러싼 공화당 내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공화당 후보들에게 대통령의 방문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낮아진 지지율이 일부 경합지역 후보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경합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공화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지역을 중심으로 유세에 나서고 있다.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후보가 있는 지역에서는 현재까지 대통령의 방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데이비스 잉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확고한 지도자이자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자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관계자 역시 선거 결과를 미리 비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20개 주, 40개 이상의 선거구를 돌며 공화당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선거 막판 지지층의 투표 참여가 늘어나고 경합지역의 판세가 좁혀진다면 현재의 불리한 흐름을 일부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유리한 선거 환경을 맞고 있지만 실제 선거 결과가 압승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분석 기사에서 경쟁이 치열한 하원 선거구가 40~50곳 정도로 제한돼 있으며, 공화당의 선거자금 우위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투표 참여율 등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전쟁과 경제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판단이 반영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법안과 예산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의 견제를 더욱 강하게 받을 수 있다. 상원까지 민주당에 넘어간다면 행정부 인사 인준을 비롯한 국정운영 전반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미국 내부의 권력구조뿐 아니라 향후 이란 전쟁과 관세정책, 국제 에너지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과 경제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공화당이 선거 막판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할 수 있을지가 남은 3주 동안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BEST 뉴스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16일 첫 한·중앙아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과 인프라, 시장 확대를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나선다. 오는 16일에는 5개국 정상이 함께하는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경기도, 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AI 자립비서’ 도입…안전·건강·일상생활 지원
▲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AI와 IoT를 활용해 안전·건강관리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AI 자립비서’ 사업을 10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사진=경기도] 경기도가 자립지원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안전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AI)과 ... -
사라지는 로힝야족의 마을, 폭력 피해 떠났지만 돌아갈 땅마저 잃는다
▲ UNHCR이 2026년 6월 공개한 콕스바자르 난민촌 항공사진 [사진=UNHCR]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박해와 강제이주를 겪어온 로힝야족이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살던 마을과 토지까지 사라지면서 향후 귀환할 수 있는 삶의 기반 ... -
우주에서 포착한 사우디 사막…모래언덕이 그려낸 ‘지구의 예술’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 [사진=Jessica Meir x]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 능선이 굽이치고, 능선을 따라 생긴 그림자가 대지 위에 독특한 무늬를 만든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내려다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풍경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①]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갈까”…이상진 대표가 그리는 가치금융의 미래
[편집자 주] 세상의 변화는 익숙한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
인류의 달 착륙 뒤에 있었던 여성 과학자…마거릿 해밀턴, 90세로 별세
1969년 7월 20일,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에는 보이지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② 불안의 시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만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 -
[이경미의 AI와 미래공간 ①] AI가 바꾸는 공간, 인간의 삶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인공지능(AI)과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는 풍경은 이...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㉜ CP 우수기업 인센티브 체계와 과징금 감경 규정: 준법경영이 가져다주는 강력한 재무적·행정적 혜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상징적 포상이... -
[서정태의 ESG현장클리닉④] 중소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대응, ESG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ESG는 대기업이나 상장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해외 바이어와 대기...
기획 / 탐방
more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
[ESG탐방] 화산 지질이 만든 지하수의 흐름… 비에이 ‘시로가네 폭포’가 보여준 자연자산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는 화산 지질과 지하수가 ... -
[ESG탐방] 방재시설에서 관광자원으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 홋카이도 비에이 ‘청의 호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정에 위치한 청의 호수(아오이이케·青い池)는 처... -
[ESG탐방]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 지역 산업을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연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