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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㉑]곤충도시 예천, 기후위기 시대 생태환경과 곤충산업의 미래를 열다

  • 남재철
  • 입력 2026.10.1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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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교육이 키우는 예천의 미래, 생태 보전에서 곤충산업까지
  • 곤충을 지키는 도시에서 곤충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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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곤충도시 예천, 기후위기 시대 생태환경과 곤충산업의 미래를 열다 [사진=Ai, 남재철]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생태계 교란과 생물다양성 감소는 우리의 일상과 지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지방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환경을 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군민의 환경 인식을 높이며 지역의 자연자원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는 능동적인 환경정책이 필요하다. 경북 예천군이 내세우는 ‘곤충도시 예천’과 ‘클린 예천’이라는 슬로건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특히 예천환경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환경교육과 생태환경 리더 양성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환경교육에서 시작하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기후위기 대응은 정부의 정책이나 첨단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관계를 이해하고, 일상에서 자원 절약과 생태 보전을 실천하는 시민의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예천환경교육센터의 역할은 주목할 만하다. 최병우 센터장을 중심으로 군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후·생태·환경교육을 추진하고, ‘예천 Green 대학’을 운영하며 지역의 환경 리더를 양성하는 것은 환경정책의 기반을 군민과 함께 다지는 일이다.

 

환경교육은 단순히 환경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다. 지역의 하천과 산림, 농경지와 습지, 그리고 그곳에 살아가는 생물의 가치를 이해하고, 지역사회의 환경문제를 스스로 발견해 해결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특히 지역 주민이 환경 보전의 수혜자를 넘어 실천의 주체이자 정책의 동반자로 성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예천 Green 대학’이 지역의 생태환경 리더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군민 참여형 환경교육을 확대한다면, 예천은 지역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환경교육 우수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교육 수료생들이 마을의 생태자원 조사, 하천과 산림의 보전 활동,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환경교육 등에 참여하도록 지원한다면 교육의 성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환경교육센터와 학교, 농업인 단체, 지역 기업, 주민자치조직이 연결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곤충도시 예천’, 생태자원을 미래산업으로

 

예천의 또 다른 가능성은 곤충에 있다. 곤충은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꽃가루받이를 돕고, 유기물을 분해하며, 먹이사슬을 지탱하는 곤충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회복력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농약의 부적절한 사용 등으로 곤충의 서식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곤충을 보호하는 일은 단순히 작은 생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동시에 곤충은 미래산업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과 자원순환,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곤충의 산업적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식용곤충은 미래 단백질 공급원의 하나로 연구되고 있으며, 동애등에 등 일부 곤충은 음식물 부산물과 농업 부산물의 자원화에 활용될 수 있다. 곤충 유래 단백질과 지방, 키틴·키토산 등은 사료와 소재 산업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다만 산업화 과정에서는 식품 안전과 위생, 사료의 품질, 환경 영향, 경제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천이 ‘곤충도시’라는 정체성을 미래의 경쟁력으로 발전시키려면 곤충을 단순한 전시·체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곤충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연구개발, 생산, 가공, 유통, 관광과 교육을 연결하는 지역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역 농업과 연계한 곤충 사육 및 부산물 자원화, 곤충을 활용한 생태교육과 체험 프로그램, 곤충 관련 창업기업 육성,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술협력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예천이 보유한 곤충 관련 기반시설과 지역의 자연·농업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곤충산업의 연구와 실증을 지원하는 거점, 청년 창업과 기업의 기술개발을 돕는 지원체계, 지역 농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생산·유통 기반이 갖춰진다면 예천은 국내 곤충산업의 중요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다변화, 관광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곤충산업을 육성한다는 이유로 곤충의 무분별한 채집이나 외래종 유입, 사육시설에서의 생물 유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산업적 이용과 야생 곤충의 보전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 고유의 생물다양성을 조사하고 보호구역과 생태축을 보전하는 한편, 산업용 곤충의 사육과 유통에 대해서는 생태계 위해성을 사전에 평가하는 원칙이 필요하다. ‘곤충도시 예천’의 진정한 경쟁력은 곤충을 많이 생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곤충을 가장 지속가능하게 보전하고 활용하는 지역이라는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있다.

 

환경교육과 곤충산업을 연결하는 예천의 미래

 

예천이 환경교육과 곤충산업을 별개의 정책으로 추진하기보다 하나의 지역발전 전략으로 연결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천환경교육센터와 Green 대학이 곤충 생태와 생물다양성,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교육생들이 지역의 곤충과 서식환경을 조사하는 시민과학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축적한 자료는 지역 생태자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환경 보전정책과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곤충 생태체험과 과학탐구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에게는 곤충산업과 생태관광 분야의 창업 기회를, 농업인에게는 자원순환형 농업과 연계한 새로운 소득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환경교육을 통해 형성된 군민의 생태 감수성이 곤충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로 이어지고, 산업에서 창출된 성과가 다시 생태계 보전과 교육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과제가 필요하다. 첫째, 예천의 곤충자원과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보전과 산업 활용의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환경교육센터와 Green 대학을 중심으로 곤충·기후·생물다양성 교육을 강화하고 지역 환경 리더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셋째, 곤충산업 관련 기업과 농가, 대학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민관학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술개발과 실증, 사업화를 지원해야 한다. 넷째, 곤충생태교육과 지역 농산물, 자연경관을 연계한 생태관광을 개발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참여자와 지역 생태계의 변화, 산업의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정책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

 

ESG 시대, 곤충도시 예천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찾다

 

기후위기 시대에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자연을 얼마나 많이 개발하느냐가 아니라, 자연의 가치를 얼마나 현명하게 보전하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곤충도시 예천’과 ‘클린 예천’은 단순한 지역 홍보 슬로건을 넘어 ESG 경영의 가치를 지역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다. 곤충 서식지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환경(Environment)의 실천이며, 군민 환경교육과 Green 대학을 통한 생태환경 리더 양성은 지역공동체의 참여와 역량을 강화하는 사회적 가치(Social)의 실현이다. 나아가 지방정부와 기업, 농업인, 교육기관, 주민이 함께 정책을 설계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협력체계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거버넌스(Governance)의 출발점이다.

 

예천이 이러한 ESG 가치를 곤충산업과 연결한다면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곤충을 활용한 친환경 자원순환 기술과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육성하고, 관련 기업의 창업과 기술개발을 지원하며, 지역 농가와 청년에게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 영향과 식품·사료 안전성을 엄격히 관리하고, 산업의 경제적 성과가 생태 보전과 환경교육에 다시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의 성장만이 아니라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편익까지 함께 평가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곤충산업의 핵심이다.

 

예천환경교육센터와 Green 대학이 길러내는 생태환경 리더, 지역의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곤충산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군민의 참여가 하나로 연결될 때 예천은 ESG를 선언하는 도시를 넘어 실천하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곤충을 지키는 도시에서 곤충의 가치를 미래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도시로, 환경을 교육하는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를 만들어 가는 도시로 나아가는 것이다. ‘곤충도시 예천’이 생태 보전과 ESG, 지역경제의 상생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지방정부 모델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ㅣ 남재철 (서울대학교 특임교수, 前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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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장을 역임하며 국가 기후 관측과 재해 대응 정책을 총괄했다. 국립기상과학원장, 수도권기상청장, 기상청 차장 등을 거치며 기상·기후 분야 전반에서 정책과 연구를 수행해 왔다.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이사 및 대기과학위원회 부의장을 맡아 국제 기후 협력에도 참여했다.    

 

마르쿠스 Who’s Who 과학기술인명사전에 등재된 바 있으며,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의 저자이며, 현재 기후변화 대응, 기상재해, 식량안보 분야에서 연구와 자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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