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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 1년 넘게 멈춘 수사의뢰…서울시 행정 투명성 도마 위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10.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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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시장에 금품 수수 의혹 보고 후 수사의뢰 지연, 공공사업 내부통제 체계 실효성 논란
  • 감사원 “리베이트 의혹 청구 자료에 없어”, 감사 절차와 책임 있는 의사결정 여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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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버스 [사진=서울시]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 선박 건조업체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리베이트 의혹이 공공기관의 내부통제와 행정 투명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가 금품 수수 가능성을 인지하고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했지만 실제 경찰 수사의뢰는 1년여가 지난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공사업의 관리·감독 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감사원 감사를 우선 추진했다는 설명과 달리, 감사원은 당시 제출된 감사청구 자료에 리베이트 의혹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혀 감사 절차의 적정성과 행정기관의 책임 있는 의사결정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16일 서울시와 관련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버스 선박 건조업체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9월 내부 감사 과정에서 관련 정황을 파악한 이후 1년여 만이다.


이번 의혹은 한강버스 선박 건조업체인 가덕중공업의 선정 과정에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 등에게 부적절한 금품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관련 자금 집행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작성된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수사의뢰서에는 SH 고위 간부가 선박 건조업체 선정과 관련해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실제 금품 수수 여부와 자금의 사용처, 계약 체결과의 대가성 등은 아직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문제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서울시의 대응 과정이다.


서울시 설명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9일 관련 내용을 오세훈 시장에게 보고했다. 당시 오 시장은 객관적이고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감사원 감사청구와 수사의뢰 준비를 지시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후 감사위원회는 경찰 수사의뢰서 초안을 작성했지만 실제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당시 확보한 정황만으로 특정인을 대상으로 수사를 의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감사원 감사를 우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같은 해 10월 2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청구 대상에는 선박 건조업체의 수의계약 선정 과정과 선박 건조 지연, 건조비 증가, 선급금 지급의 적정성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상당 부분을 서울시 자체 감사기구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청구를 각하했다.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 15일 서울시의 공익감사청구서와 관련 증거자료에 리베이트 의혹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서울시가 금품 수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감사원에는 해당 내용을 제출하지 않았다면, 감사청구가 실제 의혹의 핵심을 규명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다만 감사청구 자료에서 관련 내용이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의도적인 은폐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러한 논란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은 서울시가 금품 수수 의혹을 보고받고도 수사의뢰를 진행하지 않은 경위를 추궁했다. 김영배 의원은 관련 자료의 파기 지시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 과정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오 시장은 수사의뢰서가 폐기된 것은 아니며 감사원 감사청구를 우선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금품 수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의혹을 오 시장의 직접적인 비리 연루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국정감사 다음 날인 16일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는 정치적 공방으로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는 것을 막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수사의뢰가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행정적 논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ESG 경영에서 거버넌스(Governance)는 조직의 의사결정이 투명하고 책임 있게 이뤄지는지, 내부통제와 감사체계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하는 핵심 요소다.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예산 집행과 계약 관리, 부패 위험 예방, 감사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 등으로 구체화된다.


특히 공공사업에서 부패 가능성을 발견했을 때 이를 어떤 절차에 따라 보고하고 조사하며 외부 기관에 전달하는지는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관련 정황이 충분하지 않아 즉각적인 수사의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와 후속 조사 계획, 처리 지연의 사유가 명확하게 기록되고 관리돼야 한다.


한강버스 사업은 시민의 세금과 공공자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계약 체결의 공정성뿐 아니라 문제가 발견된 이후의 대응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이번 사안에서 규명해야 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선박 건조업체 선정 과정에서 실제 금품 수수가 있었는지에 대한 형사적 사실관계다. 다른 하나는 서울시가 관련 의혹을 파악한 이후 감사와 수사의뢰 절차를 적정하게 운영했는지에 대한 행정적 책임 문제다.


두 사안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금품 수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감사 절차와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수사의뢰가 지연됐다는 사정만으로 특정인의 범죄 관여나 고의적인 은폐를 단정해서도 안 된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공공기관이 내부에서 발견한 위험 신호를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가에 있다. 시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공사업에서 거버넌스의 수준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선언이 아니라, 문제가 제기됐을 때 이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책임 있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와 함께 서울시의 감사·보고·의사결정 과정이 충분히 규명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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