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시대다. 학생들은 과제를 위해 ChatGPT를 활용하고, 직장인들은 보고서를 작성하며, 기업은 의사결정을 지원받는다. 이제 AI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왜 어떤 사람은 AI를 통해 크게 성장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할까?”
많은 사람들은 그 차이를 기술적 숙련도에서 찾는다.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는 사람, 최신 AI 도구를 빠르게 익히는 사람이 더 큰 성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역량도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AI 활용 능력의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질문의 수준’이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학습한 강력한 시스템이지만,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지는 못한다. 어떤 질문을 받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을 생성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경쟁력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답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가정해 보자. 한 사람은 AI에게 “ESG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러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설명이 나온다. 반면 다른 사람은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장애물은 무엇이며, 해외 사례는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라고 질문한다. 두 질문 모두 AI에게 던진 것이지만 결과물의 깊이는 전혀 다르다. AI는 질문의 수준만큼 답변한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오래전부터 학습의 핵심이 정답 찾기가 아니라 문제 발견(Problem Finding)에 있다고 설명해 왔다. 뛰어난 학습자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능력은 창의성, 비판적 사고, 메타인지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AI의 발전이 이러한 역량의 중요성을 오히려 더욱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정보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몇 초 만에 요약과 설명을 얻을 수 있다. 정보 접근의 장벽이 사라질수록 사람 간의 차이는 ‘정보의 양’이 아니라 ‘질문의 질’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질문 문해력(Question Literacy)’을 강조하고 있다. 질문 문해력이란 단순히 궁금한 것을 묻는 능력이 아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관점을 전환하며, 더 나은 탐색 방향을 설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AI는 이러한 역량을 갖춘 사람에게는 사고를 확장시키는 강력한 증폭기가 된다. 반대로 질문이 빈약한 사람에게 AI는 단순한 검색엔진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교육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정답을 맞히는 능력을 평가해 왔다. 그러나 AI가 대부분의 정답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에는 어떤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정보를 많이 암기한 사람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질문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AI는 답변을 제공할 수 있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에 앞서가는 사람은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정답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질문은 여전히 희소하다.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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