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600만 년 전 북아메리카를 누볐던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 공룡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의 골격이 경매 시장에 나온다. 현존하는 나노티라누스 골격은 단 3점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가운데 한 점인 ‘조디(Jodi)’가 오는 10월 뉴욕 소더비즈(Sotheby’s)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소더비즈는 지난 5일 공식 X를 통해 나노티라누스 골격 ‘조디’를 소개했다. 조디는 오는 10월 13일부터 뉴욕 브로이어 빌딩(Breuer Building)에서 일반에 공개되며, 10월 27일 라이브 경매가 진행된다.
조디는 골격을 세웠을 때 높이가 약 6.5피트(약 2m), 몸길이는 약 19.6피트(약 6m)에 달한다. 약 190개의 화석화된 뼈 요소로 구성된 성체 표본으로, 소더비즈가 제시한 예상 낙찰가는 600만~900만 달러이다.
이번 경매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조디가 단순히 희귀한 공룡 화석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노티라누스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의 어린 개체인지, 아니면 별개의 공룡인지에 대한 오랜 논쟁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노티라누스는 한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어린 개체로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고 일부 골격의 형태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성장에 따른 골격의 변화와 형태적 특징, 계통분석 등을 바탕으로 나노티라누스를 티라노사우루스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분류군으로 보는 근거가 제시됐다.
2025년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는 나노티라누스와 티라노사우루스가 백악기 말 북아메리카에서 함께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나노티라누스가 단순히 성장 단계가 다른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별개의 계통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5년 말 발표돼 2026년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연구 역시 작은 체구의 티라노사우루스류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시기에 살았다는 해석을 뒷받침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나노티라누스는 약 6700만~6600만 년 전 백악기 말 북아메리카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생태계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디라는 이름에는 화석의 발견 과정도 담겨 있다. 이 표본은 2019년 미국 몬태나주 헬크리크층(Hell Creek Formation)에서 발견됐으며, 발견자인 목장주 조디 피어슨(Jodi Pierson)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 과정에는 상업 고생물학자인 클레이턴 핍스(Clayton Phipps)도 참여했다.
헬크리크층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비롯해 백악기 말 공룡 화석이 다수 발견된 지역으로, 나노티라누스 연구에서도 중요한 장소로 꼽힌다. 핍스는 또 다른 유명 화석인 ‘듀얼링 다이노서스(Dueling Dinosaurs)’의 발굴에도 참여했으며, 이 표본에 포함된 작은 티라노사우루스류 역시 나노티라누스로 분류된 바 있다.
공룡 화석을 둘러싼 관심은 경매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소더비즈는 앞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화석 ‘거스(Gus)’를 5010만 달러에 판매하며 공룡 화석 경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 바 있다.
조디는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공룡이지만, 백악기 말 북아메리카 생태계에 어떤 포식자들이 함께 존재했는지를 보여주는 희귀한 자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나노티라누스의 분류를 둘러싼 학술적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골격 표본이 국제 경매 시장에 등장하면서, 이번 거래가 화석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학술적·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까지 다시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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