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태어난 원주민 여성 소니아 과자하라(Sônia Guajajara)는 오랫동안 브라질 정치에서 ‘주변부’로 취급돼 왔던 원주민의 목소리를 국가 정책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상징적인 인물이다. 2023년 1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 의해 브라질 최초의 원주민 여성 장관이자 초대 원주민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그녀는 브라질 민주주의와 ESG 거버넌스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과자하라 장관을 ‘2024년 지구 챔피언(Earth Champion)’ 정책 리더십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는 환경 보호, 사회적 포용, 제도 개혁을 동시에 이끈 글로벌 ESG 리더십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E(Environment), 아마존 보호의 최전선에서
아마존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이자 핵심적인 탄소 흡수원이다. 동시에 브라질 원주민 인구의 약 절반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원주민이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토지가 다른 지역보다 생태계 훼손 속도가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과자하라 장관 취임 이후 브라질 정부는 원주민 영토 보호를 환경 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최근 2년간 13개 지역이 새롭게 원주민 영토로 공식 인정되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 승인된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브라질 국토의 약 14%가 원주민 영토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불법 금 채굴과 삼림 파괴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던 야노마미(Yanomami) 보호구역에서는 불법 채굴업자 퇴거 작전이 진행되며 원주민의 생존권과 생태계 회복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S(Social), 원주민 권리를 ‘사회 정의’의 문제로 재정의하다
과자하라 장관은 원주민 권리를 단순한 소수자 보호 이슈가 아니라 사회 정의와 인권, 식량 안보, 건강권의 문제로 재정의해왔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산불, 수은 오염, 영양실조 등 복합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토지를 지킨다는 이유로 폭력과 범죄화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원주민의 권리가 위협받는 순간, 그것은 생물 다양성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위협”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유엔 인권 전문가들과 국제 시민사회가 공유하는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또한 과자하라는 원주민 여성과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를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장관 임명 이전부터 원주민 지도자 양성, 연대 구축, 국제 무대 발언권 확보에 힘써온 그녀의 행보는 브라질을 넘어 글로벌 원주민 운동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G(Governance), 제도 안으로 들어온 원주민 리더십
과자하라는 활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교사와 간호사로 일하다가 2000년대 초 사회운동에 전념했으며, 브라질 원주민 단체 연합(APIB)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2018년에는 브라질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고 2022년에는 원주민 권익을 대변하는 초당적 연합인 방카다 도 코카르(Bancada do Cocar) 소속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이러한 경력은 그녀가 제도 외부의 저항과 내부의 정책 실행을 모두 경험한 인물임을 보여준다. 장관으로서 그녀는 기업 중심 개발 논리에 맞서 헌법이 보장한 원주민 토지 권리를 지키는 한편, 지속 가능한 경제와 공공 거버넌스의 새로운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ESG 무대에서의 영향력
UNEP 사무총장 잉거 앤더슨은 과자하라를 “원주민 권리의 선구자이자 아마존의 필수적인 수호자”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이제 브라질의 장관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원주민과 자연 보호를 연결하는 정책 리더로 인식되고 있다.
과자하라는 2025년 브라질 벨렘에서 개최될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에서 처음 열리는 COP인 만큼 원주민들이 단순한 ‘참관자’가 아니라 의사 결정의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소니아 과자하라의 리더십은 ESG가 단순한 기업 평가 기준을 넘어 정치, 인권, 환경, 문화가 결합된 통합적 가치 체계임을 보여준다.
그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원주민 영토를 보호하는 것은 기후 위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해법이다.
원주민은 지구의 가장 오래된 수호자이며, 미래를 지키는 방벽이다.”
아마존의 숲에서 시작된 한 원주민 여성의 목소리는 이제 글로벌 ESG 논의의 중심에서 지구의 미래를 향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BEST 뉴스
-
메이 머스크, 거절의 순간을 기회로 바꾼 패션 성공기 전해
▲ 세계적인 패션 모델이자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Maye Musk)가 우주복을 입고 보그 화보를 촬영한 사진 [사진=Maye Musk X] 세계적인 패션 모델이자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Maye Musk)가 4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71세의 나이에 보그(VOGUE) 화보를 ... -
신장식 의원, 공정경제·노동권 보호 입법 성과 인정... 한국ESG경영대상 우수입법의원 '특별상' 수상
▲ 신장식 국회의원(조국혁신당·비례대표) [사진=신장식 Facebook] 신장식 국회의원(조국혁신당·비례대표)이 공정경제 실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동권 보호 및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입법 활동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확산에 기여한 ... -
방사능 연구에 바친 삶… 과학계의 거장 ‘마리 퀴리’를 기리며
▲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마리 퀴리는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하고 의학 분야에서 방사선 활용을 주도하며 방사능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바꿨다. [사진=World of Science X] 과학 계정 ‘월드 오브 사이언스(World of Science)’가 7일 공식 X를 통해 1905년 실험실에 있는 마리 퀴... -
스크린 넘어 세계를 보살피는 연기파 배우, ‘UN 평화대사’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의 삶과 헌신
▲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인도주의 운동가인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이 8월 7일 생일을 맞이해 유엔으로 부터 감사의 선물을 받았다. [사진=UN]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인도주의 운동가인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이 8월 7일 생일을 ...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 오바마 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새로운 팟캐스트 ‘A Great Book with Barack Obama’를 소개하며 독서의 의미를 강조했다. [사진=ArcticDesire.com Polarreisen]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단순히 책을 추천하는...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 말리 출신의 원주민 여성 지도자 우무 디코(Oumou Dicko) [사진=UN Human Rights X]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신의 원주민 여성 지도자 우무 디코(Oumou Dicko)의 활동과 이력을 조명하며, 원주민 권리 보호와 기후 정의 실현의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
방사능 연구에 바친 삶… 과학계의 거장 ‘마리 퀴리’를 기리며
과학 계정 ‘월드 오브 사이언스(World of Science)’가 7일 공식 X를 통해 19... -
스크린 넘어 세계를 보살피는 연기파 배우, ‘UN 평화대사’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의 삶과 헌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인도주의 운동가인 샤를리즈 테론(Cha...
오피니언
more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⑪] 폭염의 시대, 가장 낮은 곳에 시원한 희망을 전하다
올여름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단순히 불쾌한 더위...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㉕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서 '사전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사고가 터진 후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은 오랜 기간 ...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㉔ 산업별 공정거래법 위반 TOP 8: 우리 업종의 급소는 어디인가
공정거래법은 대한민국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기본 규범이지만, 실제 현장...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⑩] 기후가 휘두른 채찍, 복합재난에 대응해야 한다
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위기의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고 있다. 유...
기획 / 탐방
more +-
제5회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 홋카이도서 ESG 탐방 프로그램 진행
제5회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이 지난 14일부터 17일... -
[인공지능 문명 리포트 ⑥] 기계는 왜 거짓말을 할까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시대...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⑩] 24시간 멈추지 않는 무인 생산라인…공장은 잠들지 않는다
공장은 오랫동안 인간 노동의 상징이었다. 거대한 기계 소리, 반복되는 조립 ... -
[ESG탐방]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전시하다…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이 보여주는 도시 운영의 방향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Shanghai Urban Planning Exhibition Center)은 상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