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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주사 한 번과 특수 안경으로 시각 기능 회복…실명 환자 10명 중 7명 빛 감지 능력 개선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10.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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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피츠버그대·스위스 바젤 연구진,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대상 광유전학 치료 임상시험
  •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유전자 주입 후 특수 안경 착용, 일부 환자 물체 위치 찾아 손으로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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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츠버그대·스위스 바젤 연구진,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대상 광유전학 치료 임상시험 [사진=Smart Science]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눈에 유전자를 한 차례 주입하고 빛을 전달하는 특수 안경을 함께 사용하는 실험적 치료를 통해 일부 실명 환자가 다시 빛을 감지하고 물체의 위치를 찾아내는 등 시각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전문 소셜미디어 계정 '스마트 사이언스(Smart Science)'는 17일 X를 통해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와 스위스 바젤 분자·임상안과학연구소(IOB) 연구진이 진행한 광유전학(Optogenetics) 치료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관련 연구는 2026년 국제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것으로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시력을 점진적으로 잃게 되는 희귀 유전성 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눈의 망막에서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 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야간 시력과 주변 시야가 감소하며, 질환이 진행되면 심각한 시력 저하나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이 질환은 100개가 넘는 유전자와 관련된 변이가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어 환자마다 유전적 특성이 다르다. 이 때문에 각각의 유전자 결함을 교정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손상된 광수용체를 직접 복구하는 대신, 망막에 남아 있는 다른 신경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만드는 광유전학 치료법에 주목했다.


광유전학은 특정 세포에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발현시켜 빛으로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크림슨R(ChrimsonR)'이라는 빛에 민감한 단백질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심각한 시력 손실을 겪고 있는 성인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각 환자의 시력이 더 나쁜 눈에 크림슨R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정보를 한 차례 주입해, 망막에 남아 있는 신경절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했다.


이후 환자들은 주변 환경의 밝기 변화를 포착하고 이를 특정 파장의 황색 계열 빛으로 변환해 눈에 전달하는 특수 안경을 착용했다. 안경이 시각정보를 처리해 망막에 전달하면 유전자 치료를 받은 신경세포가 빛에 반응하는 방식이다.


임상시험 결과, 참가자 10명 가운데 7명에게서 빛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는 물체가 놓인 위치를 찾아 손으로 접촉하는 등의 시각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는 광수용체가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에서도 남아 있는 망막 신경세포를 활용하면 제한적이나마 시각정보를 다시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이번 치료가 정상적인 시력을 되찾게 하거나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시각 기능을 회복시킨 것은 아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개선 효과는 빛을 감지하거나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등 일부 시각 기능에 한정된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도 인간의 시각계가 새로운 시각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이번 접근법은 망막색소변성증을 일으키는 개별 유전자 변이를 직접 교정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향후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추가 연구를 통해 입증된다면 다양한 유전적 원인을 가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시험은 참가자가 10명인 소규모 임상연구인 만큼 치료 효과의 지속성과 환자별 반응 차이, 장기적인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손상된 시각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웠던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 분야에서 광유전학과 보조 시각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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