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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벽화 논란…공공미술과 도시 브랜딩 사이 충돌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5.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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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Texas)주 달라스에서 세계적인 환경예술가 와일랜드(Wyland)의 대표 공공벽화가 FIFA 월드컵 홍보 벽화로 교체되고 있다. [사진=Wyland 인스타그램]

 

미국 텍사스(Texas)주 Dallas에서 세계적인 환경예술가 와일랜드(Wyland)의 대표 공공벽화가 FIFA 월드컵 홍보 벽화로 교체되면서 공공미술 훼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수십 년간 도시의 상징처럼 자리해 온 예술 작품이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위한 도시 브랜딩 과정에서 사라지게 되자 지역 예술계와 시민사회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논란이 된 작품은 와일랜드가 1999년 제작한 대형 고래 벽화 ‘오션 라이프(Ocean Life)’이다. 이 벽화는 거대한 혹등고래들을 묘사한 작품으로, 해양보호 메시지를 담은 세계적 프로젝트 ‘웨일링 월(Whaling Wall)’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Dallas 도심의 대표 공공예술로 사랑받아 왔지만, 최근 2026 FIFA 월드컵 홍보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새로운 월드컵 테마 벽화로 덧칠되기 시작했다.


와일랜드는 작품 교체 과정에서 자신과의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이번 일이 단순한 벽화 철거가 아니라 공공예술의 가치와 예술가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시각예술가 권리법(Visual Artists Rights Act)’에 따라 법적 대응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예술계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술가들과 시민들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기억이 대형 국제행사를 위한 홍보 논리에 밀려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일부 주민들은 “도시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이 일회성 이벤트를 위해 희생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고, 미국 가수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Kacey Musgraves) 또한 SNS를 통해 이번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FIFA 월드컵 조직위원회와 지역 관계자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도시의 국제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월드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Dallas는 2026 FIFA 월드컵의 주요 개최 도시 가운데 하나로, 대회 유치를 계기로 도시 전역에서 대규모 문화·관광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벽화 교체 문제를 넘어,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와 지역 문화유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도시 재생과 글로벌 마케팅이 확대되는 시대 속에서 공공미술의 지속성과 문화적 권리를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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