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사흘째인 3일 경찰이 사망자 5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DNA) 감정 결과를 통해 사망자 5명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으며, 경찰은 유가족과 희생자의 DNA를 비교·대조하는 절차를 거쳐 신원을 특정했다. 확인된 시신은 유가족들에게 인도될 예정이며, 이날부터 장례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우리 사회가 산업 안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와 첨단기술 경쟁력의 핵심 분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고위험 작업 환경이 존재한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대표 방산기업으로 항공우주 및 첨단 무기체계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첨단 기술과 생산 효율성만큼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사고는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생명과 안전 중심 국정운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산업 현장의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관리 강화와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을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해 왔다.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이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반복되는 산업재해 등을 경험하면서 ‘안전’이 단순한 복지나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핵심 가치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 수준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며, 이는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방산업체를 포함한 고위험 산업군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고 발생 이후의 수습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시스템 구축이다. 생산성과 원가 절감 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안전 투자와 위험관리 체계를 기업 경쟁력의 일부로 인식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량이 국가의 힘을 결정했다면, 오늘날 첨단기술 시대에는 안전한 생산 시스템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세계적 기업들은 이미 ESG 경영과 안전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투자자들 역시 기업의 안전관리 능력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는 안타까운 희생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함께 사고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그리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사회적 합의가 뒤따를 때 비로소 이번 비극의 교훈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안전은 비용이 아니다. 안전은 사람을 지키는 최소한의 책임이며, 국가와 기업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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