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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의 또 다른 딜레마…심해 채굴 추진에 '심해 생물다양성' 적색경보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7.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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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UCN "열수분출공 연체동물 62% 멸종위기"…핵심광물 확보와 해양생태계 보전 사이 국제사회 고민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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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의 또 다른 딜레마…심해 채굴 추진에 '심해 생물다양성' 적색경보 [사진=Ai]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심해 채굴이 해양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경고가 나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심해 열수분출공(hydrothermal vent)에 서식하는 고유 연체동물의 62%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심해 채굴에 대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UCN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적색목록(Red Lis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확인된 열수분출공 고유 연체동물 201종 가운데 125종(62%)이 멸종위기 범주에 포함됐다. 이들 생물은 전 세계 연체동물 다양성에서는 1% 미만을 차지하지만, 심해 열수분출공 생태계의 먹이망을 유지하는 핵심 종으로 평가된다.

 

심해 열수분출공은 해저에서 450℃ 이상에 이르는 초고온의 광물질이 분출되는 환경으로, 극한 환경에 적응한 달팽이와 조개, 삿갓조개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상당수 종은 최근 10여 년 사이에야 발견될 정도로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생물들이다.

 

IUCN는 가장 큰 위협으로 심해 채굴(Deep-sea Mining)을 지목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설비 등에 필요한 구리와 코발트, 아연 등 핵심광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은 심해 광물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저 탐사와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퇴적물 구름(sediment plumes)이 열수분출공 생태계를 뒤덮어 생물의 호흡과 영양 흡수를 방해하고, 생태계 전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IUCN 연체동물전문가그룹의 충첸(Chong Chen) 박사는 "연체동물이 사라지는 것은 특정 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열수분출공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열수분출공 생물은 의학과 신소재,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높은 연구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멸종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생물학적 가능성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늘발 달팽이(Scaly-foot snail)다. 이 생물은 몸을 덮는 철 성분의 특수한 구조를 형성하는 생물광물화(biomineralisation)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태양전지용 나노입자 등 차세대 소재 연구에도 활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일부 심해 생물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소재 개발에도 응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적색목록 발표는 오는 7월 13일부터 31일까지 자메이카에서 열리는 국제해저기구(ISA) 회의를 앞두고 공개됐다. 

 

ISA는 공해상 심해 광물 개발을 규율하는 국제기구로 향후 심해 채굴 규제 체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IUCN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심해 채굴에 대한 모라토리엄(일시 유예)을 다시 촉구했다.

 

반면 일부 국가는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심해 채굴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국제 수역에서 핵심광물 개발을 추진하는 자국 기업에 대한 허가 절차를 앞당기며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을 위한 광물 확보와 해양 생물다양성 보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국제사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하더라도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전환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한다.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은 상충하는 목표가 아니라 함께 달성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논의는 ESG 경영과 지속가능한 공급망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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