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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튜브 콘텐츠 범람...영국 아동문화 정체성 위협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5.10.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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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아동·교육 책임자, 플랫폼 알고리즘의 편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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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유튜브 콘텐츠 범람...영국 아동문화 정체성 위협 [그래픽=ESG코리아뉴스]

 

영국 아동들이 유튜브를 통해 소비하는 미국발 콘텐츠가 지나치게 많아 자국의 문화와 언어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BBC 아동·교육 부문 책임자인 패트리시아 이달고(Patricia Hidalgo)는 최근 인터뷰에서 “유튜브 알고리즘이 영국 아동들을 미국 기반 프로그램으로 이끌고 있으며, 이는 영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고는 “미국 콘텐츠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영국 아동들이 성장 과정에서 균형 있게 자국 문화를 접하지 못한다면 중요한 시기에 정체성을 형성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언어적 측면을 강조하며 “영어라는 모국어조차도 미국식 표현에 치우치면서 영국 고유의 언어적 뉘앙스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구(Ofco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내 유튜브 시청 시간 중 영국 기원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반면 북미 콘텐츠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이달고는 인기 미국 채널인 미스 레이첼(Ms Rachel), 블리피(Blippi), 블라드와 니키(Vlad and Niki) 등을 예로 들며 수천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이들 채널이 영국 아동들의 시청 패턴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이에 대응해 유아용 상호작용 프로그램 ‘CBeebies House: Time to Play(CBeebies House: 플레이 타임)’를 유튜브와 아이플레이어(iPlayer)에 동시 공개하며 자국 문화가 반영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유튜브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영국 부모의 88%가 유튜브 또는 유튜브 키즈가 자녀 학습·오락에 질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응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영국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과 콘텐츠 품질 원칙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논의는 단순한 업계 차원의 갈등을 넘어 정부와 규제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사 난디(Lisa Nandy) 문화부 장관은 최근 연설에서 “공공 서비스 방송이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더 큰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규제 도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브컴(Ofcom) 역시 지난 7월 보고서에서 “공영방송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충분히 노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영국 문화 자체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이달고는 “어린 시절은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결정적 시기”라며, “만약 영국 아동들이 자국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잃는다면 미래 세대의 정체감 형성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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