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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에스코베도(Frida Escobedo), 뉴욕의 하늘선을 바꾸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할렘 흑인극장을 잇는 ‘건축의 새로운 언어’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0.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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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완공 예상 투시도 [사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의하면 멕시코시티 출신의 건축가 프리다 에스코베도(Frida Escobedo)가 뉴욕 맨해튼에서 전례 없는 두 개의 문화 프로젝트를 이끌며 도시 미술·공연 예술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에스코베도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의 20·21세기 미술을 위한 새 ‘탕 윙(Tang Wing)’ 설계를 맡았을 뿐 아니라, 할렘에 들어설 국립 흑인 극장(National Black Theatre, NBT)의 새 보금자리 설계팀에도 깊이 관여해 지역성과 세계성을 한 번에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새로운 탕 윙(Tang Wing)은 미술관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알린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끄는 건축가 에스코베도는 미술관 154년 역사상 처음으로 부속 건물 설계를 맡은 여성 건축가다. 미술관은 이를 위해 민간 기금 5억5천만 달러(약 7,800억 원)를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공식 개관은 2030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새 탕 윙은 기존 현대미술관 섹션을 재구성해 전시 공간을 대폭 확장하고, 센트럴파크를 향한 테라스와 격자무늬 외관을 통해 도시와의 조화로운 관계를 드러내는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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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완공 예상 투시도 [사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흥미로운 점은 에스코베도의 이력과 작업 방식이다. 그는 대형 사무소를 거치거나 유명 ‘스타 건축가’의 지도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도시적·사회적 맥락에 민감한 여러 실험적 프로젝트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런던 서펜타인 파빌리온(2018)에서 보여준 ‘셀로시아(celosia)’ 형태의 다공성 벽과 빛·그림자·물의 연계는 그의 특징적 문법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소규모·현장성 강한 작업들이 메트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장되면서 건축계 내부에서도 ‘새로운 스케일에서의 실험’이라는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미술관 쪽은 에스코베도의 상대적 ‘대형 프로젝트 경험 부족’을 오히려 장점으로 보았다. 미술관의 현대미술 담당 큐레이터는 “대부분의 건축가에게 이 프로젝트는 그들의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실험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 설계자가 미술관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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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내부 공간 투시도 [사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에스코베도는 미술관 내부에서 1년간 상주해 직원들과 협업하며 프로젝트에 몰입하는 이례적인 과정을 거쳐 설계를 다듬었다. 이는 ‘미술관 건축’을 단순한 전시 박스가 아닌 관계를 조직하는 건축으로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할렘의 레이 할렘(Ray Harlem) 복합개발에 편입되는 NBT의 새 공간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밀착을 핵심으로 설계된다. 이 프로젝트는 21층 복합건물의 저층부에 27,000평방피트(758.3평) 규모로 들어서며 250석 규모의 가변형 ‘사원(temple)’과 99석 소극장 등으로 구성되어 2027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NBT의 리더십은 이번 건축이 바바라 앤 티어(Barbara Ann Teer)가 1968년 ‘해방의 성전’으로 시작한 극장의 유산을 기리되 동네 주민과 예술가 모두를 연결하는 포용적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에스코베도는 할렘의 사적·공적 경계에서 일어나는 생활의 투과성을 설계적 모티프로 삼아 ‘소속감’과 ‘공동체성’을 공간에 담으려 했다. 


이들 두 프로젝트는 단순한 건축 공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세계적 미술관의 역사와 컬렉션을 재정렬하는 ‘중대한 제도적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 기반의 흑인 문화 기관이 물리적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사례다. 


두 현장의 공통점은 ‘건축이 커뮤니티·역사·수용성을 재구성하는 장’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에스코베도의 접근이 “건축적 특수성이 오히려 미래의 유연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역발상을 실천한다고 평가한다. 


물론 도전도 적지 않다. 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적은 디자이너가 역사 깊은 기관과 거대한 재정·사회적 기대를 동시에 짊어지는 일은 공사 관리 · 규제 승인 · 지역 이해관계 조정 등에서 복잡한 리스크를 동반한다. 


그러나 에스코베도의 사례는 동시대 도시 건축이 ‘누가 설계하느냐’의 문제를 넘어 ‘누구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뉴욕의 거리와 박물관 복도, 극장의 계단참에서 출발한 작은 관찰들이 결국 도시의 중요한 공공·문화시설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들의 핵심이다. 


프리다 에스코베도의 연속된 수주와 설계는 건축계의 세대·성별·지리적 경계를 흔들고 있다. 메트와 할렘은 서로 다른 스케일과 관객을 지녔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장소성에 뿌리내린 보편적 경험’을 목표로 삼는다. 앞으로 수년간 이 건축물들이 완성되어 관람객과 주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이로 인해 뉴욕의 문화 기관들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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