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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급 호텔 브랜드들이 ‘바다’를 놓고 경쟁한다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2.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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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츠칼튼·포시즌스·오리엔트 익스프레스·아만, 요트 서비스로 초부유층 고객 유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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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47개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아망가티 [사진=aman at sea]

 

세계 최고급 호텔 브랜드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요트 시장에 진출하며 새로운 럭셔리 여행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리츠칼튼이 2022년 첫 요트 에브리마(Evrima)를 선보인 이후 포시즌스·오리엔트 익스프레스·아만(Aman) 같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이 차례로 호화 요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단순한 크루즈 서비스가 아니라 육상에서 제공해온 초호화 호텔 경험을 그대로 바다 위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호텔 업계가 이러한 움직임에 나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에는 크루즈를 고려하지 않았던 고객들조차 자신이 신뢰하는 호텔 브랜드가 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 요트 여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리츠칼튼은 실제로 자사 요트 이용객의 상당수가 ‘평소 크루즈를 하지 않던 고객’이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기반으로 처음 크루즈 여행에 참여했다고 밝히고 있다. 포시즌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단골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다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이 흐름 안에서 특히 주목받는 브랜드가 바로 아만(Aman)이다. 아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첫 럭셔리 요트인 ‘아만가티(Amangati)’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바다 시장에 진출할 것을 알렸다. 아만가티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로운 움직임’을 뜻하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브랜드 특유의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 자연과의 연결, 공간의 여백을 강조하는 철학을 그대로 선박에 구현했다. 총 47개의 스위트룸이 마련되며 모든 객실은 자연광과 바다 전망을 최대한 살린 구조로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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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망가티(Amangati) 스위트룸 [사진=aman at sea]

 

아만가티는 현재 이탈리아 제노바의 T. 마리오티(T. Mariotti)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2027년 봄 공식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만은 이 선박을 단순한 크루즈가 아닌 “바다 위의 아만 리조트”로 정의하며 정교한 스파 시설, 일본식 정원, 재즈 클럽, 비치 클럽 등 아만다운 정적이면서도 세련된 시설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일반 승선 외에도 전세(차터) 서비스와 다양한 사적인 이벤트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아만의 홈페이지는 아망가티(Amangati)가 지중해를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항구와 숨겨진 명소들을 방문하는 일정도 제공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포시즌스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역시 브랜드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요트 경험을 준비하고 있다. 포시즌스는 초대형 스위트룸과 육상에서 제공하던 리무진 서비스를 그대로 바다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고객을 요트까지 실어 나르는 전용 보트까지 마련했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아르데코 디자인을 재해석한 요트 코린티안(Corinthian)을 통해 1920년대 여행의 황금기를 현대적으로 복원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선내에는 정장을 맞춤 제작해주는 재단사가 상주하고 미슐랭 스타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 전략은 브랜드 로열티를 바다로 확장하는 것이다. 고객은 오랫동안 신뢰하던 호텔이 제공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 크루즈에 대한 선입견을 넘어 새로운 여행 방식을 시도한다. 초개인화된 상담과 사전 서비스, 지역 특색을 살린 미식 경험, 기존 호텔·열차·항공 서비스와의 연계 상품 등은 브랜드들이 고객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예컨대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베니스의 호텔 숙박 → 레전드급 열차 여행 → 지중해 요트 승선이라는 세 가지 여행 방식을 하나의 동선에 통합해버렸다.


결국 이 치열한 경쟁의 배경에는 고급 호텔 브랜드들이 ‘육지에서의 럭셔리 경험’을 넘어 ‘통합된 여행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 요트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경험을 이어갈 수 있는 확장된 공간이다.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다양한 형태의 럭셔리 여행이 서로 연결되는 시대는 없었다”며, 이 새로운 시장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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