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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41세의 죽음은 왜 여전히 미스터리인가

  • 유서희 기자
  • 입력 2025.12.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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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오스틴, [사진=janeaustens.house homepage]


영국 윈체스터 칼리지 스트리트 8번지에는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시간을 알리는 작은 명판이 걸려 있다. “이 집에서 제인 오스틴은 마지막 날들을 보냈고 1817년 7월 18일에 사망했다.” 『오만과 편견』과 『이성과 감성』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의 죽음은 2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오스틴은 1816년 봄부터 약 1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쇠약해졌다. 남아 있는 의료 기록은 없지만 언니 카산드라와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는 지속적인 피로, 무릎과 등의 관절 통증, 반복되는 발열, 얼굴에 나타나는 피부 발진 등이 기록돼 있다. 증상은 나아졌다가 다시 악화되는 과정을 반복했고, 그녀는 “내 나이에 병은 위험한 사치”라고 적었다.


그동안 학자들은 애디슨병, 결핵, 위암, 림프종 등 여러 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해왔다. 최근에는 영국 세인트 토마스 병원의 의료진이 오스틴의 편지를 분석해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LE) 가능성을 제기했다. 젊은 여성에게 흔하고, 관절 통증과 발진, 발열이 반복되는 이 자가면역 질환은 19세기 당시에는 진단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를 확정할 물리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스틴의 머리카락 일부가 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나 분석 결과 오염 가능성이 크거나 특이 소견이 없어 사인을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그녀의 죽음은 편지와 문학적 기록에 의존한 ‘역사적 추정’으로 남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오스틴의 병이 후기 작품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설득』에서는 질병과 시간의 흐름 그리고 상실이 전면에 등장하며, 미완성작 『샌디튼』은 병약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해변 휴양지를 풍자한다. 초기 작품들이 경쾌한 해피엔딩을 지녔다면 후기 소설들은 한층 절제되고 현실적인 시선을 담고 있다.


『오만과 편견』은 자존심과 편견을 넘어 성장하는 여성의 이야기이고, 『이성과 감성』은 감정과 이성의 균형을 탐구한다. 『엠마』는 자기 확신의 한계를, 『맨스필드 파크』는 연약해 보이는 인물의 내적 강인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인간관계와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학자들은 오스틴의 정확한 사망 원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병든 몸으로도 유머와 통찰을 잃지 않았던 작가의 모습을 만난다. 윈체스터의 작은 집에서 생을 마쳤지만, 제인 오스틴은 여전히 독자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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