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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키튼(Diane Keaton) 할리우드 불멸의 아이콘... 79세 나이로 별세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0.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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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불멸의 아이콘 다이앤 키튼(Diane Keaton) 79세 나이로 별세 [사진=Jason LaVeris, FilmMagic, 그래픽=ESG코리아뉴스]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 다이앤 키튼(Diane Keaton)이 세상을 떠났다. 1970년대 이후 반세기 넘게 스크린 위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재치를 빛내며 수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던 그녀는 2025년 10월 11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향년 79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키튼의 사망 소식은 피플(People)지의 단독 보도로 처음 알려졌으며 그녀와 함께 일했던 프로듀서 도리 래스가 이를 확인했다. 로스앤젤레스 소방국은 이날 오전 키튼의 주소로 의료지원 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사망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가족 측은 “현재는 조용히 애도할 시간을 갖고 싶다”며 언론의 배려를 요청했다.


194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이앤 홀(Diane Hall)로 태어난 그녀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공연 예술에 매료되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헤어(Hair)’로 연극계에 데뷔한 키튼은 이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명작 대부(The Godfather)에서 마이클 코를레오네의 아내 케이(Kay) 역을 맡으며 영화계에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을 할리우드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작품은 단연 1977년 작 ‘애니 홀(Annie Hall)’이었다.


우디 앨런이 연출한 이 영화에서 키튼은 사랑스럽고 엉뚱한 여인 애니 홀을 연기하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녀의 자연스러운 말투, 독특한 리듬의 대사 처리, 그리고 진심 어린 감정 표현은 코미디의 틀 안에서 드라마 이상의 울림을 만들어냈다. 영화 속에서 남성용 셔츠와 조끼, 넥타이, 그리고 챙 넓은 모자를 매치한 그녀의 패션은 ‘앤드로지너스 스타일’의 상징으로 남으며 이후 수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애니 홀’ 이후에도 그녀의 커리어는 끊임없이 확장되었다.‘ 스터 굿바를 찾아서(1977)’, ‘레즈(1981)’, ‘베이비 붐(1987)’에서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상을 그려낸 그녀는 1990년대에는 ‘퍼스트 와이브스 클럽(1996)’으로 중년 여성의 연대를 유쾌하게 담아내며 다시 한번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동시대 배우 베티 미들러, 골디 혼과 함께한 이 작품은 “50대 여성도 주연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연기 인생은 코미디에만 머물지 않았다. ‘마빈스 룸(1996)’에서는 메릴 스트립,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드라마 연기를 선보이며 세 번째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고, 2003년에는 잭 니콜슨과 함께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로 또 한 번 아카데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50대 후반이던 그녀는 나이와 상관없이 당당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여성으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했다.


배우로서의 경력 외에도 키튼은 감독과 프로듀서로서도 활약했다.’언스트렁 히어로즈(Unstrung Heroes,1995)‘와 ’행잉 업(Hanging Up, 2000)‘을 연출하며 섬세한 감수성과 가족 관계의 복잡함을 담아냈다. 또한 2023년에는 영화 ’메이비 아이 두(Maybe I Do)‘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노년의 로맨스를 다루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키튼은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꿈보다 가족을 선택했지만, 나는 내 독립심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대신 50대에 입양한 두 자녀인 딸 덱스터와 아들 듀크가 그녀의 삶의 중심이 되었다. “부모가 된 후 걱정의 방식이 달라졌다. 이제는 아이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한 그녀의 인터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그녀는 또한 뛰어난 사진작가이자 인테리어 예술가이기도 했다. 스스로를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사람”이라 부르던 키튼은 나이 들어서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감탄을 잃지 않았다. “이 나이가 되면 모든 게 놀랍다. 그저 나무 한 그루만 봐도 ‘왜 이제야 이걸 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삶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영화계와 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퍼스트 와이브스 클럽’의 동료 배우 베티 미들러는 “그녀는 유머러스했고 완전히 독창적이었다. 진정한 국보 같은 배우였다”고 추모했다. 골디 혼 역시 “그녀와 함께 웃고, 울고, 연기했던 시간은 내 커리어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다이앤 키튼은 단지 배우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다이앤 키튼답게’ 살았고, 세월의 흐름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세련된 유머, 따뜻한 인간미, 그리고 불완전함을 아름답게 끌어안는 연기. 그녀가 남긴 그 모든 순간들은 여전히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제 세상은 다시 한 번 그녀의 말처럼 속삭인다.

“라디다(La-dee-da).”


그녀의 미소와 함께 그 가벼운 한마디는, 여전히 할리우드 하늘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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