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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트럼프 특사들을 통해 ‘외교적 우위’ 확보 노려… 협상은 공전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2.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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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사진=유게니 비야토프, RIA Novosti+President of Russia]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비공식 특사단을 크렘린으로 불러들여 약 5시간의 대화를 나누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다시금 모스크바로 향했다. 그러나 장시간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가시적 성과 없이 끝났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협상장에서 상징적 승리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회동에는 푸틴 대통령과 더불어 그의 핵심 측근인 유리 우샤코프 외교 보좌관과 경제 관련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대표로 자리했다. 회담은 ‘평화 협상 재개’라는 외형을 갖췄지만 주요 쟁점인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에서는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일부 미국 제안은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영토와 안보와 같은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협상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푸틴은 회담에 앞서 유럽을 향해 “원한다면 러시아는 지금이라도 전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며 군사적 압박도 병행했다. 이는 협상 테이블에서도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한편 미국은 경제적 인센티브 즉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활용, 전후 재건 투자, 미·러 기업 협력 가능성 등을 포함한 ‘경제 기반 평화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거래 기반 접근법’이 반영된 셈이지만 러시아의 구조적 목표와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 협상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큰 우려를 드러낸 쪽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강경 태도가 유지되는 한 어떠한 평화 협상도 실질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럽 역시 미국-러시아 중심의 논의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희석하거나 서방의 안보 틀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결국 이번 회동은 ‘협상 재개’라는 형식적 틀만 남긴 채 실질적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다만 푸틴 입장에서는 미국 특사단이 직접 모스크바를 찾아와 협상을 요청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정치적·심리적 우위를 확보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전장에서는 느리지만 꾸준한 진전을 주장하며 우크라이나의 인력·자원·정치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식은 푸틴이 시간과 소모전을 통해 목표를 이루려는 전략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미국은 조속한 전쟁 종식을 원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유인 전략이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양측의 기본 목표가 다른 만큼 지금의 접근법으로는 실질적 평화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앞으로의 협상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외교와 군사 압박을 병행해 우위를 강화하려 하고 미국은 빠른 성과를 바라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안보와 주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크렘린 회동은 결국 ‘평화를 향한 길’이 아니라 각국이 서로 다른 목표와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종결의 실마리가 잡히기는커녕 당분간 더 긴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속으로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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