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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유럽 갈등 격화… 푸틴에게는 전략적 선물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5.12.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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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료들과 회의중 기사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the white 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각국을 향한 비판을 거세게 쏟아내면서 워싱턴과 유럽 사이의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심화는 러시아,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략적 이득을 안겨준다는 분석이 외교가 전반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이 이민 정책 때문에 “약해지고 쇠퇴했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가 우위에 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발언은 얼마 전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해당 전략은 유럽 정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있으며, 오히려 유럽 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문서는 “대다수 유럽 시민은 평화를 원하지만. 정부의 민주주의적 과정이 이를 막고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자연히 유럽 각국에서는 즉각적인 반발이 일어났다.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해당 문서가 “유럽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러한 서방 내부의 균열은 러시아가 오래전부터 노려온 상황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미국의 새 전략 문서를 두고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밝히며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역시 트럼프의 유럽 비판을 적극적으로 띄우며 유럽이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가 서방의 갈등을 반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원을 약화시키고, 나토 동맹 내부의 결속을 흔들며, 전반적인 대서양 연대를 분열시키는 데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 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과 정책 변화는 러시아가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는 데 새로운 정당성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이 아니다. 러시아 국영 TV에 등장한 강경파 정치학자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전쟁 중”이며, “유럽을 도덕적·정치적으로 붕괴시킬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푸틴 대통령 역시 “유럽이 원한다면 지금 당장 전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해 유럽 내 불안감을 더욱 부추겼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을 잇따라 방문하며 유럽의 지지를 공고히 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미국의 압박, 다른 한편에서는 러시아의 경고가 동시에 확산되며 유럽의 정치·안보 환경은 더욱 복잡한 국면에 들어섰다.


결국 트럼프와 유럽의 갈등은 단순한 외교적 논쟁을 넘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서방의 전략적 단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방의 분열이 커질수록 푸틴이 얻는 이득도 커질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러시아에게 “가장 큰 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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