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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공식 문서 기본 서체 다시 ‘타임스 뉴 로만’으로… 바이든 정부의 칼리브리 전환 되돌려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2.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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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비오 국무장관과 Time New Roman 서체 [사진=Secretary Marco Rubio-x]

 

미 국무부가 공식 문서 서체를 다시 타임스 뉴 로만으로 되돌리기로 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추진됐던 칼리브리 서체 전환 정책이 폐기됐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전 세계 외교 공관에 보낸 공문에서 앞으로 국무부 문서는 14포인트 타임스 뉴 로만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국무부는 이러한 변화가 대통령의 ‘원 보이스’ 지침을 반영한 것이라며 타임스 뉴 로만이 “더 공식적이고 전문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결정은 단순한 서체 변경을 넘어 접근성과 다양성을 고려한 기존 정책을 뒤집는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시각장애인이나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다 읽기 편한 산세리프 글꼴을 채택해야 한다는 내부 다양성·장애 관련 단체들의 권고를 반영해 칼리브리를 국무부 표준 서체로 지정한 바 있다. 칼리브리는 화면에서 작은 크기로 보더라도 가독성이 유지되도록 설계된 글꼴이고 ADA(미국 장애인법)의 접근성 기준 역시 산세리프 계열을 권장한다.


하지만 새 행정부는 이런 변화가 문서의 격식과 품위를 희생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가 보도한 국무부 공문에는 이번 전환이 “부처 문서의 장중함과 전문성을 회복하고, 불필요한 DEIA 프로그램을 폐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시돼 있었다. 이는 출범 이후 정부 전반의 DEI 정책을 축소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도 일치한다.


칼리브리의 디자이너인 루카스 데 흐로오트는 이러한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칼리브리가 ‘각성(woke)’ 서체로 분류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보였고 칼리브리는 애초에 시각적 명확성과 친근한 인상을 위해 설계된 글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타임스 뉴 로만 복귀를 “과거로의 한 걸음 후퇴”라고 평가했다.


서체 논쟁이 이처럼 정치적 상징성을 띠게 된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DEI 축소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급진적이고 낭비적인 DEI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연방기관에서 DEI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들을 무급휴직시키거나 관련 프로그램 폐지를 압박해 왔다. 일부 조치는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지만, 이번 국무부의 서체 전환은 이러한 정책 방향이 외교문서의 형식적 요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결정이 실제 문서의 접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산세리프가 더 읽기 쉽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는 반면, 미국심리학회(APA)는 세리프와 산세리프 모두 정당한 선택일 수 있으며, 보조기술 사용자들은 필요에 따라 글꼴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이번 조치는 실용적 판단이라기보다는 새 행정부의 가치관과 정책 우선순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변화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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