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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핵추진 잠수함 협력 본격화에 동북아 촉각…일본은 신중, 중국은 경계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5.12.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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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기자클럽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사진=위성락 페이스북]

 

한미 양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력을 위해 별도의 안보협정 추진에 합의하면서 이 사안은 단순한 양국 간 방위 협력을 넘어 동북아 안보 지형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이번 논의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의 연쇄 회동에서 핵추진 잠수함 협력을 위한 별도 협정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한국은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핵비확산 원칙을 지키면서도 잠수함 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고, 미 측 역시 관련 실무협의를 내년 초부터 본격화하는 데 동의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중국 해군력의 급속한 팽창이라는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이 핵무기 보유와는 분명히 선을 긋는 방어적 전력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변국들의 시선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일본 “이해하지만 예의주시”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간 한미동맹의 억제력 강화가 역내 안정에 기여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구상 역시 북한 대응 차원의 방어적 조치라는 점은 일정 부분 이해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본 내에서는 한국이 잠재적으로 핵연료 주기 기술 접근성을 확대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지역 내 군사 균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특히 일본은 자국이 보유한 대규모 플루토늄 재고 문제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받아온 만큼,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비확산 논의의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한일 간 안보 협력이 복원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일본은 이번 사안을 공개 비판하기보다는 한미 협의 내용을 지켜보며 외교적 메시지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역내 군비 경쟁 우려”


중국은 보다 경계심 어린 시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동맹국들과 추진하는 군사 협력, 특히 핵추진 잠수함과 같은 전략 자산의 확산에 대해 “냉전적 사고”라며 비판해 왔다.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지원하는 미·영·호주 안보 동맹(AUKUS)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논의 역시 중국 외교 당국의 문제 제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특히 이번 협의가 한미동맹 차원을 넘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공식적으로는 북한 억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주변 해역에서 미 동맹국의 수중 작전 능력이 강화되는 것 자체가 안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외교 채널을 통해 핵비확산 원칙과 지역 안정 훼손 우려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낼 것으로 보인다.


역내 안보 지형과 한국의 과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추진이 북한 대응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역내 군비 경쟁을 자극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강조하듯 저농축 우라늄 사용과 핵무기 비보유 원칙을 명확히 하는 것이 국제사회 설득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위성락 실장이 밝힌 대로,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미국 핵 비확산 의지를 강조한 점은 이러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향후 미국 실무대표단 방한 이후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공개될 경우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반응도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한미 협의는 한국 안보 역량 강화라는 국내적 요구와 동북아 전략 균형이라는 국제적 변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투명성과 방어적 성격을 입증하느냐에 따라, 이번 논의가 역내 안정 강화로 이어질지 혹은 새로운 긴장의 씨앗이 될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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