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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진 지 364일째”… 제주항공 참사 1주기, 유가족의 눈물과 남은 과제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2.2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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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참사 1주기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그래픽=ESG코리아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족들의 슬픔과 함께 항공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참사 1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는 광주·전남 지역 유가족들이 참여한 추모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유가족 대표로 편지를 낭독한 고(故) 희생자의 아버지 김영현 씨는 아내와 두 아들의 이름을 부르다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김 씨는 “가족 없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지 오늘로 364일째”라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아빠가 너무나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그는 편지 속에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마웠다’는 말을 반복하며,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밝히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30여 명의 유가족들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깊은 슬픔을 함께했다.


이번 참사는 179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대형 항공 사고로, 많은 이들에게 ‘왜 막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그러나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진상 규명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1년이 지났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책임 있는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한 유가족의 슬픔은 결코 아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추모대회 내내 ‘책임을 규명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대회는 묵념을 시작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참사 경과 영상 상영, 광주시장과 전남지사의 추모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광주 학동 참사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표들도 함께해 연대의 뜻을 나누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1주기를 계기로 국가의 항공 안전 시스템 전반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항공기 정비·운항 관리, 안전 규정의 실효성,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후 수습’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사고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유가족들은 29일까지를 공식 추모 기간으로 정했으며, 1주기 당일에는 무안국제공항에서 공식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그들에게 1주기는 시간이 흘렀음을 의미하기보다, 여전히 멈춰 있는 진실과 국가의 책임을 다시 묻는 시간이다.


희생자들을 향한 유가족의 눈물 앞에서, 국가는 이제 답해야 한다. 왜 이 사고를 막지 못했는지, 그리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추모는 기억에서 끝나지 않는다. 안전으로 이어질 때에만 비로소 그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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