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는 장 자크 후블린(Jean-Jacques Hublin, 콜레주 드 프랑스·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논문 '모로코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 화석은 호모 사피엔스 계통의 기저에 위치한다.(Early hominins from Morocco basal to the Homo sapiens lineage)'가 게재되었다. 이 논문은 약 77만 3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북아프리카 호미닌 화석을 정밀 분석해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그리고 데니소바인의 공통 조상 계통에 매우 가까운 인류 집단의 존재를 제시한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의 대상이 된 화석은 모로코 카사블랑카 인근 토마스 채석장 I 지층에 위치한 ‘그로트 아 호미니데스’ 동굴에서 발굴되었다. 이곳에서는 두 명의 성인과 한 명의 어린이에 해당하는 턱뼈 세 점을 비롯해 치아, 척추뼈, 대퇴골 일부가 발견되었다. 화석 자체는 2000년대 후반에 이미 발굴되었으나 최근 고지자기학적 분석을 통해 연대가 매우 정밀하게 측정되면서 그 학술적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었다.
연구진은 화석이 포함된 지층이 지구 자기장의 극성이 뒤바뀐 시기인 마쓰야마–브룬헤스 전이대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전이대는 약 77만 년 전으로 확정된 전 지구적 지질학 기준점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해당 호미닌들이 약 77만 3천 년 전, 오차 범위 수천 년 이내라는 매우 정확한 시기에 살았음을 밝혀냈다. 이는 약 100만 년 전 이후부터 50만 년 전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화석 기록이 거의 없는 인류 진화의 ‘공백기’ 한가운데에 해당한다.
형태학적 분석 결과, 이 호미닌들은 원시적 특징과 진화된 특징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자이크형’ 해부학적 구조를 지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턱뼈에는 현생 인류와 같은 뚜렷한 턱선이 없었지만, 치아의 크기와 배열, 치열의 구조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조합은 이 화석들이 단순히 과거의 원시 인류가 아니라, 이후 인류 계통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 단계에 위치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화석에 대해 공식적인 학명을 부여하지는 않았으나 해부학적 특징상 호모 에렉투스 계열과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현생 인류로 이어지는 계통에 더 가까운 집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그리고 현생 인류로 갈라지기 직전 혹은 그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조상 집단이 아프리카에 존재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번 발견은 인류 진화가 단순한 직선적 과정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안팎에서 여러 인류 집단이 공존하며 점진적으로 분화해 나간 복잡한 역사였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특히 북아프리카가 단순한 이주 통로가 아니라 인류 진화의 핵심 무대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모로코의 제벨 이르후드 유적에서 약 30만 년 이상 된 초기 현생 인류 화석이 발견된 바 있는데, 이번 연구는 그보다 훨씬 이전 단계의 진화 과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시간적 연속성을 보완한다.
연구진은 또한 이 호미닌들이 살았던 동굴 환경이 결코 안전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일부 뼈에서는 하이에나로 추정되는 포식자의 이빨 자국이 발견되었고 동굴이 육식동물의 서식지로도 사용되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다수 확인되었다. 이는 당시 호미닌들이 위험한 환경 속에서 생존했음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증거다.
이번 논문은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은 누구였는가”라는 인류학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다. 약 77만 년 전 북아프리카에 살았던 이 정체 불명의 호미닌 집단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그리고 현생 인류로 이어지는 진화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던 존재일 가능성이 크다. 이 발견은 인류 진화의 가장 불분명했던 시기를 밝히는 중요한 이정표로 남으며, 앞으로의 화석 발견과 유전 연구가 이 계통의 정체를 더욱 명확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EST 뉴스
-
서울시-메가MGC커피, 커피박 재활용 활성화 협약
▲ 왼쪽부터) 이호민 메가커피 CMO(chief marketing officer), 윤재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카페에서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인 커피박(커피를 추출한 뒤 남는 부산물)의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업계와 손을 잡았다. 서울시는 지난 7월 30일 ... -
5억3900만 년 기후의 비밀 풀었다… “지구는 스스로 온도를 조절해 왔다”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지구는 지난 5억3900만 년 동안 빙하기와 초온난기를 반복하면서도 전체 평균기온을 일정 범위 안에서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공동연구진은 암석 속에 남겨진 화학적 흔적과 첨단 기후모델을 결합해... -
세우타 덮친 '이민 쓰나미'…수만 명 몰리고 수십 명 사망, 유럽 다시 국경의 벽 높인다
▲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아 있는 스페인령 월경지 세우타(Ceuta)로 몰려드는 불법이민자들 [사진=Sophia X 영상 캡쳐]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아 있는 스페인령 월경지 세우타(Ceuta)가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주 사태로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단 며칠 사이 수만 명의 이... -
“결국 스타십이 달 탐사 전체 담당할 것”… 일론 머스크, NASA 체제 개편 가능성 시사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사진=일론 머스크 X]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차세대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향후 인류의 달 탐사 미션 전체를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우주 관련 소식을 전하는 ... -
우크라이나, EU 지원 대출금 34억 7,000만 유로 추가 수령… “유럽 전체 안보 위한 투자”
▲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의 지원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34억 7,000만 유로(약 5조 원 상당) 규모의 재정 지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사진=Defense of Ukraine X]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의 지원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34억 7,000만 유로(약 5조 원 상당) 규모의 재정 지원... -
부산시, 지역특화쌀 ‘황금예찬’ 미식 콘텐츠 품평회 개최… 부산 대표 로컬 브랜드로 육성
▲ 부산지역 특화 쌀 ‘황금예찬’ 수확 모습 [사진=부산시] 부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오는 8월 4일 오전 11시, 중구 소재 쉐프곤레스토랑에서 부산 지역특화 쌀인 ‘황금예찬’을 활용한 ‘미식 콘텐츠 개발 메뉴 품평회 및 브랜드 홍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부...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오바마 “책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인생 바꾼 6권 다시 읽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들을 다시 펼친다... -
UN 인권사무소, 말리 원주민 지도자 우무 디코 조명… “기후 정의와 원주민 권리 향상에 앞장”
유엔 인권사무소(UN Human Rights)가 7일 저녁 공식 X 계정을 통해 말리 출... -
방사능 연구에 바친 삶… 과학계의 거장 ‘마리 퀴리’를 기리며
과학 계정 ‘월드 오브 사이언스(World of Science)’가 7일 공식 X를 통해 19... -
스크린 넘어 세계를 보살피는 연기파 배우, ‘UN 평화대사’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의 삶과 헌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인도주의 운동가인 샤를리즈 테론(Cha...
오피니언
more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⑪] 폭염의 시대, 가장 낮은 곳에 시원한 희망을 전하다
올여름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단순히 불쾌한 더위...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㉕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서 '사전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사고가 터진 후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 약방문' 식의 대응은 오랜 기간 ... -
[용석광의 컴플라이언스와 ESG] ㉔ 산업별 공정거래법 위반 TOP 8: 우리 업종의 급소는 어디인가
공정거래법은 대한민국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기본 규범이지만, 실제 현장...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⑩] 기후가 휘두른 채찍, 복합재난에 대응해야 한다
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위기의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고 있다. 유...
기획 / 탐방
more +-
제5회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 홋카이도서 ESG 탐방 프로그램 진행
제5회 한국ESG경영 최고위과정이 지난 14일부터 17일... -
[인공지능 문명 리포트 ⑥] 기계는 왜 거짓말을 할까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시대...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⑩] 24시간 멈추지 않는 무인 생산라인…공장은 잠들지 않는다
공장은 오랫동안 인간 노동의 상징이었다. 거대한 기계 소리, 반복되는 조립 ... -
[ESG탐방]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전시하다…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이 보여주는 도시 운영의 방향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Shanghai Urban Planning Exhibition Center)은 상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