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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시위로 수천 명 사망” 발언…사망자 규모·진압 책임 놓고 엇갈린 주장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1.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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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사진=Sina Mollaan facebook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수주간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수천 명이 사망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시위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메네이는 토요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된 대국민 연설에서 최근 2주 넘게 이어진 소요 사태와 관련해 발생한 사상자와 피해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대에 미국의 군사 지원을 약속하며 공개적으로 시위를 부추겼다고 비난하며, 이로 인해 발생한 모든 피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범죄자”로 규정했다. 다만 연설에서는 이란 보안군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력을 사용했는지 여부나 진압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12월 말 심각한 경제난과 생활고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면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번졌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인권활동가 뉴스 에이전시(HRANA)는 이번 사태로 3,6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집계했으나, CNN은 해당 수치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사망자 규모에 대해 인권단체와는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수천 명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실제 사망자는 수백 명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규모 사망 보도가 허위 정보 유포 캠페인의 일부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하메네이가 ‘수천 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기존 정부 설명과는 결이 다른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의 무력 사용을 둘러싼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하메네이는 연설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장 목격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정부군이 실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헤란의 한 시위 참가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군이 거리와 옥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으며, 군용 드론이 상공을 비행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레이저로 조준해 사람들의 얼굴을 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러한 증언을 독립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체포자 규모와 처벌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HRANA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2만4천 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 역시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란 검찰은 일부 시위 참가자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란 사법당국은 특정 인물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는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란 외무장관도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시위 확산 이후 이란 정부가 시행한 인터넷 차단 조치는 외부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감시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1월 8일 이후 이란의 인터넷 연결성은 평소의 약 2% 수준에 머물렀다. 이란 준관영 메흐르 통신은 일부 가입자에게 제한적으로 인터넷 접속이 복구됐다고 보도했으나, 정부는 국가 안보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발언 이후 미·이란 간 공방도 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는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하메네이를 “병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지도부가 국가를 파괴하고 전례 없는 폭력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하메네이를 옹호하며 최고지도자에 대한 공격은 이란에 대한 전면전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사망자 수와 진압 책임,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이란 정부, 미국, 인권단체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으며, 인터넷 차단과 현지 접근 제한으로 인해 독립적인 검증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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