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6년 1월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국 국회가 이미 합의된 무역 협정을 비준하지 않았다”며 관세 인상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는 “합의는 했지만 이행이 없었다”며, 자동차·의약품·목재 등 주요 한국산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측 역시 이번 조치가 무역 합의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상호주의적 대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불과 1년 전 협상을 통해 15%로 낮아졌던 관세가 다시 25%로 되돌아가면서, 한미 통상 관계는 또다시 불확실성에 들어섰다.
국제 무역, 점점 ‘고무줄’을 닮아가다
이 상황을 한국식으로 비유하면, 최근의 국제 무역은 점점 ‘고무줄’과 닮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요할 때는 한없이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손을 놓는 순간 언제든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 버리는 고무줄처럼 국제 무역 질서 역시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어제까지 유효하던 합의가 오늘은 예외로 바뀌고, 15%였던 관세가 어느새 25%로 조정된다. 문서와 서명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실질적인 효력은 국제 정세와 힘의 균형에 따라 유연하게 달라진다.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기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는 누구도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합의는 합의, 하지만…”
트럼프 측의 논리는 단순하다. “합의는 했지만 한국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판단과 조치가 일방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관세라는 수단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국가 간 무역은 단기 거래가 아니다. 기업들은 수년, 수십 년을 내다보고 공장을 짓고 공급망을 설계한다. 그런데 관세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면, 장기 계획은 의미를 잃는다. 결국 기업과 국가는 숫자보다 메시지를 읽게 된다.
“이 약속은 얼마나 오래 유지될까?”
사람들은 한 번 속은 것에 두번 다시 속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고무줄 무역이 남기는 것은 불신
관세 인상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신뢰의 손상이다. 동맹국조차 합의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경험을 반복하게 되면, 다음 협상에서는 자연히 계산이 앞서게 된다. 계산이 늘어나면 협력은 줄어들고, 협력의 빈자리는 경계심이 채운다.
고무줄을 너무 세게 당기면 결국 손을 놓치거나 끊어지듯, 압박 일변도의 통상 정책은 단기적 효과를 얻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 신뢰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관세율보다 비싼 신뢰의 가격
이번 사태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25%가 적정한가”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이 숫자는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가?”
국제 무역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관세가 아니라 신뢰가 사라질 때 치러야 할 대가이다. 정책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순간 세계는 그 나라의 관세율이 아니라 약속의 무게를 다시 재기 시작한다.
15%에서 25%로의 인상은 숫자 하나의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숫자가 움직이는 방식은 오늘날 국제 무역이 얼마나 불안정한 신뢰 위에 서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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