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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연방 대법원 판결에도 10%→15% 전 세계 관세 인상

  • 하윤아 기자
  • 입력 2026.02.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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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15%로 즉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ESG 코리아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15%로 즉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정책을 넘어 미국 헌법상 권력분립과 행정부 권한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발단은 미합중국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6대 3 의견으로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것은 법이 허용한 권한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IEEPA는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대통령에게 경제적 제재 권한을 부여하지만 법원은 이를 전면적·상시적 관세 부과의 근거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헌법 제1조는 과세와 관세 부과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다만 의회는 필요에 따라 일정 범위 내에서 그 권한을 대통령에게 위임해 왔다. 문제는 이러한 위임의 범위와 한계다. 대법원 판결은 행정부가 비상권한을 광범위하게 해석해 사실상 입법적 기능을 행사하는 것에 제동을 건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삼권분립 원칙과 ‘비위임 원칙(non-delegation doctrine)’의 현대적 적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다른 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1974년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전 세계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122조는 국제수지 악화 등 특정 상황에서 대통령이 최대 15%의 일시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적용 기간은 150일로 제한되며 이후에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행정부의 긴급 대응 권한을 인정하되 최종 통제권은 입법부에 두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행정부가 법원이 제동을 건 권한을 우회해 의회가 명시적으로 부여한 다른 권한을 통해 정책을 지속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즉,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법률 체계 내에서 최대한의 재량을 행사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적 파장 역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조세재단(Tax Foundation)은 15%의 전면 관세가 시행될 경우 올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약 6%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관세 정책이 단순한 외교·통상 수단을 넘어 사실상 조세 정책에 준하는 재정·경제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관세는 헌법상 의회 권한에 속하는 ‘조세’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그 행사 범위를 둘러싼 법적 논쟁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제법적 측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미국이 특정 국가에 차별적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규범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은 그간 국가안보나 긴급경제조치를 근거로 국제 규범보다 국내법적 판단을 우선시해 왔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관세율 인상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의 관세·과세 권한 ▲행정부에 대한 권한 위임의 범위 ▲사법부의 위헌·위법 심사 권한이라는 세 축이 충돌하는 헌법적 쟁점으로 읽힌다. 대법원이 행정부 권한에 일정한 한계를 그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권력기관 간 긴장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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