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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도 창업하면 빈곤 벗어난다… 동아프리카서 입증된 ‘자립형 지원 모델’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6.1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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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간다·에티오피아 2만2000가구 대상 연구 결과… 소비·저축·자산 모두 증가, “원조 의존 줄이고 지속가능한 생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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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비디비디(Bidi Bidi) 난민 정착촌에서 사업 동료들과 함께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메리(Mary)의 모습 [사진=국제개발단체 Village Enterprise]

 

국제개발단체 Village Enterprise와 Mercy Corps가 공동 추진한 난민 지원 프로그램이 동아프리카 지역 난민과 수용 지역사회의 빈곤 감소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양 기관은 최근 우간다와 에티오피아에서 시행한 DREAMS(Delivering Resilient Enterprises and Market Systems) 프로그램에 대한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RCT) 결과를 발표하며, 난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새로운 개발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독립 평가기관 IDinsight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DREAMS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구들은 대조군과 비교해 우간다에서는 월평균 가구 소비지출이 17%, 에티오피아에서는 9% 증가했다. 저축 규모는 양국 모두에서 90% 이상 늘어났으며, 가축과 생산도구 구입, 주택 개보수 등을 포함한 가구 자산도 20~2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 최대 규모 난민 정착촌 가운데 하나인 우간다 서나일(West Nile) 지역의 라이노 캠프(Rhino Camp), 비디비디(Bidi Bidi) 정착촌과 에티오피아 돌로 아도(Dollo Ado) 지역 난민촌에서 총 2만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DREAMS는 Village Enterprise의 극빈층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Mercy Corps의 시장시스템개발(Market Systems Development·MSD) 접근법을 결합한 모델이다. 참가자들은 창업 교육과 초기 사업자금, 멘토링을 지원받고, 동시에 지역 시장과 기업 네트워크에 연결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특히 국제 인도주의 지원 예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번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현금 지원이나 생계 보조를 넘어 난민들이 스스로 사업을 운영하며 장기적인 경제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참가자들의 삶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우간다 비디비디 난민 정착촌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남수단 출신 난민 비올라는 “우간다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지만 지금은 사업을 운영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며 “고향을 떠나던 날을 생각하면 지금의 변화가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에 거주하는 소말리아 출신 난민 누리나 역시 “예전에는 장애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지만 지금은 직접 돈을 벌고 저축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며 “이웃들이 조언을 구하러 찾아올 정도로 삶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참가 가구들은 쇠고기와 생선, 우유 등 영양가 높은 식품 소비를 늘렸으며, 자녀 학비와 교재비 등 교육비 지출 여력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난민 지원 정책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현재 전 세계 난민 정착촌 거주 인구 약 870만 명에게도 적용 가능한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성과가 확인되면서 주요 국제 재단들의 추가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IKEA 재단(IKEA Foundation)이 740만 달러를 지원해 DREAMS 후속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우간다에서는 콘래드 N. 힐튼 재단(Conrad N. Hilton Foundation)이 2029년까지 35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지니 모자펠로(Sazini Mojapelo) Village Enterprise 최고경영자(CEO)는 “난민과 수용 지역사회 주민들도 적절한 지원을 받으면 사업을 시작하고 소득을 창출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DREAMS는 원조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티자다 맥케나(Tjada McKenna) Mercy Corps 최고경영자도 “지속적인 변화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기회에 대한 접근성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난민들이 시장과 공급망, 고객과 연결될 때 지역경제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연구진은 기후변화와 분쟁으로 인한 강제 이주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DREAMS가 난민 수용국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효과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DREAMS는 사업비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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