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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 제자들, 17년 만에 의사의 길로…남수단 의료인재로 성장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8.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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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수단 제자 9명 이태석 신부 묘소 참배…한국서 의료 연수 이어가
  • 말라리아 치료받던 소년도 의학도로…‘이태석 2.0 프로젝트’ 통해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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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 만에 이태석 신부에게 인사를 드리는 제자들 [사진=이태석재단]

 

남수단 톤즈에서 의료와 교육 활동을 펼쳤던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제자들이 의사와 의학도로 성장해 한국을 찾았다. 어린 시절 이태석 신부에게 치료와 교육을 받았던 이들은 현재 한국에서 의료 연수를 받으며 남수단의 의료인력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태석재단에 따르면 남수단 출신 제자 9명은 최근 전남 담양에 있는 이태석 신부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이들은 인턴 3명, 의대 졸업 예정자 3명, 의대 6학년 3명으로 구성된 재단 장학생들이다.

 

재단은 이들에게 이태석 신부의 얼굴과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흰색 의사 가운을 전달했다. 제자들은 가운을 입고 스승의 묘소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어린 시절 자신들을 돌봤던 이태석 신부를 기억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구수환PD의 공감 36.5’를 통해 ‘17년 만의 약속, 신부님의 제자들이 의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 이태석 2.0 프로젝트 8편’으로 공개됐다. 재단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공개 13시간 만에 조회수 10만회를 넘어섰다.

 

말라리아 소년에서 의학도로…스승의 뜻 이어가는 제자들


제자 가운데 세뮤엘 마차르(36) 씨는 어린 시절 말라리아에 걸려 위중한 상황에서 이태석 신부의 치료를 받은 인연이 있다.

 

마차르 씨는 당시 이 신부가 “건강을 회복하면 꼭 학교에 나오라”고 격려했던 일을 기억하며 학업을 이어왔고 현재 의대 6학년에 재학 중이다.

 

올가을 국립 주바 의대 졸업을 앞둔 피터 쿠울(34) 씨와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 이태석 신부의 도움을 받았던 틴족 달(40) 씨도 이번 방문에 함께했다.

 

재단은 피터 쿠울 씨가 수석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이들이 의사 가운을 입고 이태석 신부의 묘소를 찾는 모습과 각자의 기억을 되짚는 과정이 담겼다. 재단에 따르면 영상에는 8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으며, 시청자들은 “신부님의 사랑이 기적으로 부활했다”, “제자들이 남수단의 등불이 되길 응원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영화 ‘울지마 톤즈’ 제작 당시 만났던 어린 제자들이 어느덧 훌륭한 의사로 성장해 스승 앞에 선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이들이 남수단 현지에서 이태석재단 소속 의사로서 제2, 제3의 의사 이태석이 돼 활동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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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석재단과 원광대학교는 지난해 6월 남수단 의대생 60명을 연수시키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이태석재단]

 

물적 지원 넘어 현지 인재 양성…‘이태석 2.0 프로젝트’

 


이태석재단은 이태석 신부가 남긴 의료·교육 활동을 현지 인재 양성으로 이어가는 ‘이태석 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회성 물품이나 의료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남수단의 젊은 인재가 의료·교육 등 전문 분야의 인력으로 성장해 다시 지역사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9명 역시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지난 6월부터 원광대학교병원과 남양주 한양병원에서 의료 연수를 받고 있다. 한국 의료현장에서 경험과 기술을 쌓은 뒤 이를 남수단 의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태석재단은 고 이태석 신부의 나눔과 봉사 정신을 계승해 교육·의료·식수 지원 등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단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남수단을 비롯한 해외 지원사업과 인재 양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제자들의 성장은 해외 취약지역 지원이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 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지역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17년 전 의료와 교육의 도움을 받았던 학생들이 의료인으로 성장해 다시 남수단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태석 신부가 남긴 활동은 현지 인재를 통한 지속가능한 의료지원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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