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공 산업의 역사와 디자인을 보존하고, 전시·체험·관광으로 확장한 지역 산업 거점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는 가구와 목공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홋카이도의 풍부한 산림자원과 목재를 활용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가구산업이 성장했고, 현재는 가구 생산뿐 아니라 디자인을 지역산업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아사히카와의 가구산업과 디자인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Asahikawa Design Center)다.
디자인센터에는 지역 가구·목공 제조업체 약 30개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각 업체의 가구와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아사히카와 가구산업의 역사와 제작기술, 디자인을 소개하는 전시와 체험 공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는 기존 아사히카와 가구센터를 2017년 개조해 문을 연 공간이다. 이후 2023년 시설을 다시 정비하면서 산업관광 기능을 강화했다.
현재 센터에는 ADC MUSEUM, ADC LAB, ADC SELECTION 등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ADC MUSEUM에서는 아사히카와 가구의 역사와 디자인을 소개한다. 지역 가구산업의 발전 과정과 함께 국제가구디자인페어 아사히카와(IFDA) 수상작 등도 만나볼 수 있다.
ADC LAB은 방문객이 직접 목공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목재를 활용해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사히카와의 목공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와 체험뿐 아니라 지역에서 제작된 가구와 공예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지역 제조업체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면서 생산과 전시, 체험과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다.
‘가구’에서 ‘디자인 도시’로
아사히카와의 특징은 가구를 하나의 제조업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디자인과 연결해 지역산업의 영역을 넓혀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행사가 국제가구디자인페어 아사히카와(IFDA)다. 1990년 시작된 이 행사는 3년마다 열리며 국내외 디자이너와 가구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왔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아사히카와시는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디자인 분야에 가입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도시가 창의산업과 문화를 활용해 지역 발전을 추진하는 국제 네트워크다.
아사히카와시는 디자인을 가구의 형태나 제품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지역사회, 도시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산업과 기술을 현재의 생활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재를 가공해 가구를 만드는 제조기술부터 장인의 기술, 제품 디자인까지 지역에 축적된 자산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문객은 완성된 가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가구산업의 역사와 제작과정을 함께 접할 수 있다.
특히 목공 체험 프로그램은 지역의 산업을 단순한 상품으로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산업의 역사를 기록하고 현재의 제조업과 연결하며, 교육과 체험을 통해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는 지역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할 때 의미가 있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자원과 기술, 사람의 역량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가 역시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는 지역에서 만들어진 가구를 전시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 가구를 만들어온 산업의 역사와 기술, 디자인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산림자원에서 시작된 목공산업이 제조업을 거쳐 디자인산업으로 확장되고, 다시 전시·교육·체험·관광으로 연결되는 과정. 아사히카와 디자인센터에서는 한 지역의 산업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형태를 바꾸면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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