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명 비밀의 관리자’ 세켄티우-프타 무덤 확인과 장례 예배당·가짜문 등 원형 남아
- 인근 매장 수갱에서는 봉인된 석관 3기와 인간 유해·우샤브티 100여 점 출토
이집트의 대표적인 고대 유적지인 사카라(Saqqara)에서 4000년 이상 된 고왕국(Old Kingdom) 시대 고위 관리의 무덤이 발견됐다. 무덤과 주변 매장시설에서는 고인의 이름과 관직을 새긴 상형문자를 비롯해 봉인된 석관과 장례용 인형 등 다양한 유물이 함께 확인됐다.
미국 고고학 전문지 Archaeology Magazine은 3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사카라에서 ‘왕명 비밀의 관리자(Keeper of the Secrets of Royal Decrees)’라는 직책을 지닌 고위 관리의 무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관련 발굴 내용은 앞서 1일 Archaeology Magazine 홈페이지에도 소개됐다.
무덤은 사카라 부바스테이온 묘역(Bubasteion Necropolis) 서쪽 A구역에서 이집트 고고학 조사단이 진행한 발굴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무덤의 주인은 ‘세켄티우-프타(Sekhentyu-Ptah·Sekhentio-Ptah 등으로도 표기)’라는 인물로, 이집트 고왕국 시대에 활동한 고위 관리로 파악됐다.
무덤에서는 세켄티우-프타를 위한 장례 예배당의 흔적과 함께 ‘가짜문(false door)’이 원래 자리에 남아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가짜문은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죽은 이의 영혼이 산 자의 세계와 오갈 수 있다고 여겨 만든 상징적인 구조물이다.
가짜문 앞에는 제물을 올려놓는 탁자와 제의용 원반, 정화에 사용한 대야 등 설화석고(alabaster)로 만든 장례용 유물도 자리하고 있었다. 여러 유물이 당시 배치됐던 위치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고왕국 시대의 장례 의식과 무덤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주목된다.
무덤에 남은 상형문자를 통해 세켄티우-프타가 생전에 맡았던 여러 관직도 확인됐다. 왕실 시종(Royal Chamberlain)을 비롯해 왕의 모든 사업 감독관(Overseer of All the Works of the King), 왕실 문서 감독관(Overseer of Royal Documents), 왕명 비밀의 관리자, 마아트(Maat) 여신의 사제, 서기관 감독관(Overseer of the Scribes) 등의 직책이 기록돼 있다. 여러 왕실·행정 관련 직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당시 상당한 지위에 있던 인물로 추정된다.
무덤 주변에서는 여러 개의 매장 수갱도 발견됐다. 이곳에서는 인간 유해와 채색된 장례용 카르토나주(cartonnage), 파이앙스(faience)로 만든 우샤브티(ushabti) 인형 100여 점 등이 나왔다. 우샤브티는 고대 이집트에서 죽은 사람을 대신해 사후세계에서 일을 수행한다고 여겨 무덤에 함께 넣었던 작은 인형이다.
특히 수갱에서는 석관 3기가 봉인된 상태로 발견됐다. 매 모양의 목제 조각상과 여러 종류의 토기도 함께 출토됐다. 다만 주변 수갱에서 나온 유물이 모두 세켄티우-프타의 무덤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카라 묘역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장 공간으로 이용되면서 후대에 다시 사용된 흔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수갱에서는 고대에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도굴 흔적도 발견됐다. 매장실 사이에는 도굴꾼들이 이동하기 위해 뚫은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상당수 유물과 무덤 구조가 남아 있어 이 일대의 매장 방식과 시대별 이용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발견된 유물과 무덤 구조에 대한 기록과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 결과는 향후 전문 학술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며, 발굴 지역에 추가 유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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