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션 컨서번시, 투구게의 오랜 진화 역사 조명, 공룡보다 2억 년 이상 앞서 등장한 해양 절지동물
공룡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지구의 바다를 살아온 투구게(horseshoe crab)가 약 4억5000만 년에 이르는 생존 역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는 29일(현지시간) 공식 X 계정을 통해 투구게 사진과 함께 이들이 오랜 시간 형태적 특징을 유지해 온 대표적인 ‘살아있는 화석(living fossil)’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투구게의 역사는 고생대 오르도비스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학술지 ‘Palaeont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매니토바에서 약 4억4500만 년 전 지층에 보존된 투구게 화석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종에 ‘루나타스피스 아우로라(Lunataspis aurora)’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션 컨서번시는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투구게 종이 2008년 학계에 보고됐으며, 약 4억5000만 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투구게의 기본적인 신체 구조가 오랜 진화 과정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도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이유로 꼽았다.
투구게라는 이름 때문에 게의 한 종류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갑각류가 아니다. 협각류에 속하는 절지동물로, 생물학적으로는 게나 새우보다 거미와 전갈에 더 가깝다. 현재 지구에는 4종의 투구게가 생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서양투구게(Limulus polyphemus)는 북아메리카 대서양 연안과 멕시코만 등에 분포한다. 나머지 3종은 아시아 연안에 서식한다.
투구게는 오랜 생존 역사뿐 아니라 해안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산란기에 해변에 낳는 알은 철새들에게 중요한 먹이가 된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장거리를 이동하는 붉은가슴도요(red knot)를 비롯한 도요·물떼새류가 투구게의 알을 주요 먹이원으로 이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의료 분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투구게의 푸른 혈액에는 세균의 내독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분이 있어 오랫동안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오염 여부를 검사하는 데 활용돼 왔다.
수억 년 동안 여러 차례의 대멸종을 견뎌온 투구게지만 오늘날에는 서식지 감소와 인간의 포획 등 새로운 압력에 놓여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대서양투구게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 이용·포획과 서식지 손실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에서는 투구게 개체군을 파악하고 보전하기 위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메릴랜드 천연자원부는 지난 7월 투구게를 ‘살아있는 화석이자 회복력의 상징’으로 소개하며 개체군 모니터링 활동을 공개했다.
약 4억4500만 년 전 화석에서 오늘날의 해안까지 이어진 투구게의 생존 역사는 생물 진화의 긴 시간을 보여주는 사례인 동시에, 오래 살아남은 종의 지속적인 보전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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