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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자는 사람, 뇌 노화 최대 6.5년 차이?…38만 명 유전정보 분석 결과 주목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6.11.0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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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UCL 연구진, 규칙적인 낮잠 성향과 전체 뇌 용적 사이 연관성 확인
  • 뇌 용적 평균 15.8㎤ 더 커, 기억력·반응속도 개선이나 치매 예방 효과는 입증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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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과 뇌 건강 관련 연구 설명 그래픽. [사진=Shining Science x]

 

낮잠을 규칙적으로 자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체 뇌 용적이 더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뇌의 자연적인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약 2.6~6.5년의 용적 변화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낮잠이 실제 뇌 노화를 그만큼 늦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학정보 채널 ‘Shining Science’는 11월 2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우루과이 공화국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한 낮잠과 뇌 건강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새롭게 발표된 결과가 아니라 2023년 6월 온라인으로 공개돼 같은 해 10월 국제학술지 ‘Sleep Health’에 게재된 논문이다.


연구진은 영국의 대규모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인 UK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0~69세 성인 최대 37만 8,932명의 유전정보를 분석했다. 평균 연령은 57세였으며, 이 가운데 약 3만 5,000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도 연구에 활용됐다.


연구에는 유전적 변이를 활용해 특정 생활습관과 건강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멘델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 기법이 적용됐다.


일반적인 관찰연구에서는 낮잠을 자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건강 상태를 비교하지만, 이 경우 수면 부족이나 질병, 생활습관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멘델 무작위화는 낮잠을 자는 성향과 관련된 유전적 차이를 분석해 이러한 교란 요인의 영향을 줄이려는 연구 방법이다.


분석 결과, 낮잠을 자는 유전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전체 뇌 용적이 평균 15.8㎤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약 2.6~6.5년의 뇌 노화에 해당하는 용적 차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뇌의 전체 부피가 점차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잠이 뇌 구조를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뇌 기능에서 긍정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기억 형성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의 부피를 분석한 결과, 낮잠 성향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반응속도와 시각적 기억력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전체 뇌 용적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이 더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뇌 용적은 뇌 건강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 자체가 치매 예방이나 인지기능 향상을 직접 증명하지는 않는다.


연구 책임저자인 UCL의 빅토리아 가필드 연구원은 연구 결과에 대해 일부 사람들에게 짧은 낮잠이 나이가 들면서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 CNN도 2023년 이 연구를 보도하며 낮잠과 뇌 건강의 관계를 조명했다. 다만 낮잠의 정확한 지속 시간과 빈도에 따른 효과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며, 장시간 낮잠이나 과도한 주간 졸음이 반드시 건강에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다뤘다.


UCL 연구진은 앞선 연구들을 근거로 3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이 일시적인 인지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늦은 오후보다 이른 오후에 낮잠을 자는 것이 야간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낮잠 시간을 직접 측정해 15분이나 30분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분석 대상이 유럽계 백인으로 제한돼 다른 인구집단에도 같은 결과가 적용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전적 성향을 활용한 분석인 만큼 실제로 낮잠을 시작한 사람의 뇌 용적이 증가하는지를 직접 관찰한 연구는 아니다.


특히 뇌 용적 차이를 노화 연수로 환산한 수치는 연구 결과를 이해하기 위한 비교 지표일 뿐, 낮잠을 통해 뇌가 실제로 6.5년 젊어지거나 치매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낮잠을 단순한 피로나 게으름의 표현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수면과 뇌 건강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제시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수면의 질과 충분한 휴식은 중요한 건강관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낮잠의 시간과 빈도, 개인별 수면 특성에 따른 장기적인 뇌 건강 효과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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