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A 보고서: 2035년까지 전력 소비 50% 증가, 석유 발전 비중 급감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전력 소비가 향후 10년간 급격히 늘어나면서, 각국 정부가 천연가스·재생에너지·원자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9일 발표했다.
IEA의 신간 보고서 〈중동·북아프리카 전력의 미래〉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해당 지역의 전력 수요는 세 배 증가했으며, 현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2035년까지 추가로 5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독일과 스페인의 현재 전력 수요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냉방·해수 담수화가 핵심 수요 요인
보고서는 전력 수요 증가의 약 40%가 고온·물 부족 환경에서의 냉방과 담수화 설비 운영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도시화, 산업화, 전기차 확산, 데이터센터 증가 등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MENA 지역 전력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천연가스와 석유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를 포함한 여러 국가는 석유 발전을 줄이고, 이를 수출이나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석유는 퇴조, 가스·태양광·원전은 급부상
정책 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천연가스가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을 감당하게 되며, 석유 발전 비중은 현재 20%에서 5%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10배 확대돼 재생에너지 비중을 약 25%까지 끌어올리고, 원자력은 3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MENA 지역은 21세기 들어 중국·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전력 수요 증가를 기록했다”며 “향후 10년간 전력 설비 용량이 3배의 사우디아라비아 전력 생산량에 해당하는 300GW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투자와 효율성 제고 과제
전력 부문 투자는 2024년 44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35년까지 5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40%는 송배전망 개선에 투입돼, 세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전력 손실을 줄이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 확대를 위해서는 에너지 저장장치, 수요 관리, 가스 발전 등 유연한 전력 운영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에어컨 효율 개선은 큰 잠재력을 가진 분야다. 현재 이 지역 에어컨의 평균 효율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이를 개선할 경우 이라크 전체 전력 설비 용량에 해당하는 피크 수요 증가를 줄일 수 있다.
다변화 실패 시 경제적 타격 불가피
보고서는 각국이 전력 다변화 계획을 충분히 이행하지 못할 경우, 2035년까지 석유·가스 발전 수요가 25%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산유국들의 석유·가스 수출 수익은 800억 달러 감소하고, 수입국의 에너지 비용은 2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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