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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시리아 고아와 사회적 책임(Social)의 의미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1.0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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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 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 [사진=Masrrat 홈페이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분쟁은 국가의 사회적 기반을 뿌리째 흔들며 특히 부모를 잃은 고아와 그 가족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폭격과 강제이주 그리고 생활 기반의 붕괴로 인해 시리아 사회는 오랜 기간 심리적·사회적·경제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단순한 전쟁 피해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권리 및 공동체의 회복력마저 시험받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약 1,400만 명의 시리아인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며 그중 절반 이상인 750만 명이 어린이들이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잃거나 가족과 떨어져 살아가고 있고 일부는 생계를 위해 어린 나이에 노동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약 80만 명 이상의 아동이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되었다. 그들 중 다수는 정서적 안정과 안전한 환경을 제공받지 못한 채 삶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의 고아들은 단순히 보호자를 잃은 피해자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지속적인 폭력과 불안 속에서 성장하며 심리적 트라우마, 정서 발달의 지연,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다. 시리아 북부 지역의 조사에서는 아동의 30% 이상이 심각한 심리사회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환경 역시 무너졌다. 약 240만 명의 시리아 아동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의 단절은 곧 미래의 기회를 잃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학업 대신 노동을 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아동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사회(Social)’ 부문의 중요성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사회적 책임의 핵심은 바로 인간 존중과 권리 보장이다. 전쟁 속의 아동은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권리의 주체다. 아동에게는 보호받을 권리, 교육받을 권리, 그리고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러나 시리아의 현실은 이러한 권리가 구조적으로 침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시리아 어린이의 75% 이상이 전쟁 중에 태어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들의 삶이 곧 ‘전쟁 그 자체’가 되었다고 경고한다. 인권의 관점에서 볼 때 아동의 생존과 교육 및 심리 회복은 단순한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이다. 기업과 재단, 국제 NGO들은 ESG의 ‘S’ 가치에 입각하여 단순한 자선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구조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마스라트(MASRRAT) 재단의 활동은 시리아의 고아 문제 해결을 위한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마스라트 재단은 전쟁 속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교육, 심리적 회복, 사회적 통합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재단은 수학, 언어, 컴퓨터 기술 등 기본 학습을 돕는 보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교를 떠났던 아이들이 다시 사회 속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심리적 안정과 정서 회복을 위한 놀이·레크리에이션 활동, 도덕 및 인성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고 있다.


재단의 혁신적인 시도 중 하나는 2016년 도입된 전자 후원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후원자와 고아를 연결하는 통로로 투명한 관리 시스템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후원자는 온라인을 통해 후원 아동의 생활, 교육,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메일 알림을 통해 후원금 사용 내역을 주기적으로 전달받는다. 이는 단순한 후원이 아닌 인간적인 연결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지원 구조를 만든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마스라트 재단은 고아의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직업 및 기술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성의 자립을 돕고 있다. 이는 가정 단위의 회복과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효과적인 접근이다. 어머니의 경제적·사회적 자립은 곧 아이의 안정된 성장으로 이어지고 가족 전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마스라트 재단의 이러한 활동은 ‘사회(S)’ 부문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대표적인 예다. 전쟁으로 파괴된 사회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가족 단위의 회복을 지원하는 일은 단순한 복지사업을 넘어선 인권 중심의 사회적 재건이다.


앞으로 국제사회와 민간 부문이 함께 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고아와 취약 아동을 위한 통합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교육, 건강, 심리, 주거를 아우르는 복합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이러한 지원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기 위해선 후원자-아동 간의 투명한 연결망과 데이터 기반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단순히 ‘보호의 대상’이 아닌 ‘미래를 설계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결국 시리아의 고아 문제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의 영역을 넘어선 사회적 회복과 인권의 과제이다. ESG의 ‘S’는 바로 이러한 인간 중심의 책임과 존엄 회복을 실천하는 데 있다. 마스라트 재단과 같은 기관의 노력이 더 많은 협력과 관심 속에서 확산될 때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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