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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10년, 진전은 있었지만 목표 달성은 여전히 멀다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5.11.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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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기후협약 [사진=UN, 그래픽=ESG코리아뉴스]

 

2015년 12월 전 세계가 기후위기의 공통된 대응책으로 합의한 파리협정이 채택된 지 10년이 지났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훨씬 낮게 그리고 가능하다면 1.5도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약속은 인류가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협정 발효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지구는 여전히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길 위에 서 있다.


국제기구와 과학자들은 지난 10년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파리협정이 없던 시기에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이 4도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약 2.6도 수준으로 전망이 낮아졌다. 


풍력과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이 빠르게 확산됐고 전 세계 전력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재생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도 2015년 수십만 대에서 최근 연간 1천만 대를 넘어섰으며 많은 국가들이 자발적 감축목표를 세우고 배출량 보고체계를 구축했다. 


협정은 거의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국제적 틀로 자리 잡았고 기후적응과 손실·피해 대응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어느 정도 정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도 목표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탄소배출은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인도 등 대규모 배출국의 산업 성장세가 전체적인 감축 속도를 상쇄하고 있다. 


석탄발전과 화석연료 보조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개발도상국으로의 기후기금과 기술이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정책 기조로는 금세기 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이 2.8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나온다. 여기에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광물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환경 리스크와 지정학적 갈등까지 겹치면서 기후전환은 기술적이면서도 정치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


파리협정 10년의 경험은 기후문제가 더 이상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와 금융의 중심 의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탄소배출과 감축 계획은 투자와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자산 운용과 대출 심사 과정에서 기후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기술 전환 리스크와 규제변화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고 투자자는 1.5도 시나리오뿐 아니라 2도 이상 상승 시의 충격을 고려한 분석이 필요하다.


지난 10년은 분명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기후변화의 속도는 완화 노력을 앞질러가고 있고 세계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기후전환을 다루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파리협정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그것을 이행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와 자본의 재배분이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앞으로의 10년은 인류가 기후위기 대응의 속도와 규모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가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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