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폐수 처리와 관리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최근 UN 환경계획(UNEP)이 발간한 보고서 “폐수 – 문제를 해결책으로 전환(Wastewater – Turning Problem to Solution)”에 따르면, 현재 처리된 폐수 중 재이용되는 비율은 약 11%에 불과하고 절반가량의 폐수는 아무런 처리 없이 강, 호수, 해양으로 방류된다. UNEP는 이러한 상황을 단순한 문제로만 보지 않고 폐수를 물, 에너지, 영양물질 등 다양한 자원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폐수 속 유기물과 바이오가스를 활용하면 연간 약 5억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폐수 속 질소, 인, 칼륨(NPK) 등 영양물질을 회수하면 전 세계 화학비료 수요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어 자원 순환과 농업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이는 폐수가 단순히 환경을 정화하는 차원을 넘어, 기후 대응, 에너지 생산, 농업 자원까지 연결되는 전략적 자원임을 보여준다.
UNEP는 폐수 관리 전환을 위해 세 가지 핵심 행동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폐수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고, 둘째, 물 속 오염물질과 영양물질 유입을 사전에 줄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폐수를 잘 수집하고 처리해 자원을 회수하고 재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제도와 거버넌스 정비, 인프라 투자, 기술 혁신, 데이터와 모니터링 체계 구축, 사회적 수용성 확보, 투자 및 재원 동원 등 여섯 가지 핵심 요소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이 보고서가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국내 폐수 처리 시설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재이용과 자원 회수 측면에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물, 에너지, 영양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폐수를 단순한 오염물이 아닌 순환경제 자원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재이용수의 안전성과 위생성을 확보하고, 농업과 에너지 분야에서 회수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보고서는 여러 과제도 지적한다. 폐수 재이용률은 여전히 낮고, 국가 및 지역별 격차가 크다. 기술과 비용, 운영 역량, 사회적 수용성 등 다양한 요소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각 국가는 폐수 재이용 목표 설정, 인프라 투자와 민간 투자 활성화, 품질 기준 마련, 산업 연계 모델 개발, 시민 인식 전환과 홍보 활동 등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UNEP 보고서는 폐수를 단순히 ‘버려야 할 오염물’로 볼 것이 아니라 기후 대응, 자원 순환, 에너지와 농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으로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접근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물, 에너지, 영양을 연계한 통합적 위기 대응의 중요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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