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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30, 기후 적응 기금은 확대됐지만 화석연료 전환 합의는 결국 무산되다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5.11.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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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30 행사장 상징 조형물 [사진=COP30]

 

브라질 아마존의 관문 도시 벨렘에서 열린 COP30은 여러모로 혼란과 긴장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190여 개국이 2주 넘게 협상에 매달렸지만, 갈등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회의가 합의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결국 토요일 정오, COP30 의장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가 최종 합의문을 통과시키면서 회의는 가까스로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었다. 기후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석유·석탄·가스 사용을 어떻게 줄이고, 언제까지 전환할지를 규정하는 로드맵 도입은 다수 국가가 요구한 핵심 요소였다. 콜롬비아, 영국, 프랑스 등 80개국 이상은 2023년 두바이 COP28에서 논의된 화석연료 감축 합의를 토대로 더욱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같은 산유국뿐 아니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몇몇 국가들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결국 최종 합의문에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는 불과 2년 전 회의에서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의 필요성을 공식 문구로 담았던 흐름에서 명백히 후퇴한 것이다. 콜롬비아는 이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합의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산림 벌채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빠진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마존을 보유한 브라질에서 열린 회의였던 만큼, 산림 문제는 중요한 협상 의제로 다뤄졌지만 결국 구체적 조항을 담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해 COP 의장국 브라질은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문제를 다루는 별도의 문서를 작성해 향후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모든 국가가 동의한 합의문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향후 COP의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여겨졌다.


한편 이번 COP30에서 명확한 진전도 있었다. 부유국들은 기후 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이 대응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 ‘기후 적응 기금’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 회의에서 합의한 3,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연간 1,200억 달러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에라리온의 환경·기후 변화 장관 지워 압둘라이는 이를 두고 “부유국의 재정적 책임 강화라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정의로운 전환’ 개념도 포함됐다. 다만 이러한 전환을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은 명시되지 않아 실질적 효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기후 목표 전반을 놓고 보면 이번 COP는 여전히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 유엔 분석에 따르면 각국이 향후 제출할 국가 기후 계획(NDC)으로는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2% 줄이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60% 감축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에리 로겔리는 이를 두고 “이번 COP는 1.5도 목표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사실상 인정한 회의”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반응 또한 엇갈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참으로 미국 대표단 없이 치러진 이번 회의는 다자주의의 위기 속에서 운영되었다. 그럼에도 전 독일 기후 특사 제니퍼 모건은 “결과가 완벽하진 않지만, 다자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한 회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파나마 기후 특별대표 후안 카를로스 몬테레이 고메스는 “과학적 사실이 협상장에서 삭제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무능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COP30은 일부 진전과 심각한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회의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후 적응 기금 확대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가장 시급한 과제인 화석연료 전환 합의가 무산되면서 국제 기후 협상의 현실적 어려움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향후 COP가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각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기후 위기 대응의 속도를 얼마나 늦출 것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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