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역에서 확산 중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군사적 선택지를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한 번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국가안보 참모들로부터 이란 사태와 관련한 여러 개입 시나리오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는 대응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현재 검토 중인 방안들은 이란 정권의 시위 진압 능력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테헤란의 보안기관을 겨냥한 제한적 군사 타격, 사이버 공격을 통한 군 및 정권 핵심 인프라 교란, 정권 인사와 에너지·금융 부문을 겨냥한 추가 제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이란에 미 지상군을 파병하는 방안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행정부 내부에서는 군사 공격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고위 관계자는 외신에 “외부의 군사 개입이 이란 내 시위를 약화시키고, 정권에 대한 민족주의적 결집을 촉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역내 미군 기지와 동맹국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군사적 수단도 병행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 통신 기술을 활용해 이란 내 인터넷 차단을 우회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2년 이란 시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에도 검토된 바 있는 방식이다.
이란 인권 운동가 협회(HRA) 산하 인권 활동가 뉴스 에이전시(HRANA)에 따르면, 최근 15일간의 시위로 최소 490명이 사망하고 1만 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체포자 가운데는 169명의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를 갈망하고 있으며 미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공개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란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우리는 개입할 것”이라며 “지상군은 아니지만 매우 강력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에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의 강경파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는 “미국이 군사 행동을 취할 경우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물류 센터는 합법적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보복을 경고했다.
한편, 중동 지역 동맹국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통화를 통해 이란 시위 상황과 함께 시리아, 가자지구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란 내 시위는 내부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레바논 상황을 주요 의제로 제한적 안보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미국 행정부는 다음 주 보다 상세한 공식 브리핑을 예고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국가안보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향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시위의 향방과 미국의 선택에 따라 중동 전반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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