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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감시, 질병 예측과 지속 가능한 수질 관리의 최전선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1.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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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수 기반 역학(Wastewater-Based Epidemiology)의 논문에 제시된 다양한 개체에서 잠재적 바이오마커의 개략도. [사진=Science Direct]

 

전 세계는 팬데믹 이후 공중 보건과 환경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전통적인 임상 감시뿐 아니라 하수 기반 역학(Wastewater-based Epidemiology, WBE)이라는 혁신적 감시 도구를 공중 보건 시스템 전반에 자리잡게 했다. 하수 감시는 단순한 바이러스 모니터링을 넘어 물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하수 감시의 공중 보건 역할... 조기 경보에서 대응까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국가들은 하수에서 SARS-CoV-2 유전자를 검출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이는 임상 검사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무증상 감염자와 지역사회 확산을 감지하는 효과적인 보완 수단으로 작동했다. WHO는 이러한 폐수 및 환경 감시(WES)를 다양한 병원체에 적용하기 위한 지침과 우선 순위 체계를 2025년에 발표하며 전 세계적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팬데믹 이후에도 하수 감시를 고도화하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11개 병원체를 대상으로 감시를 확대함으로써 조기 경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일 질병을 넘어 포괄적 감시 체계로 발전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한편 중앙아시아 및 북아프리카 등 지역에서도 WHO, UNEP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하수 감시 역량 강화 워크숍이 열리며 공공보건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하수 감시와 수질 관리, 지속가능한 발전의 교차점


하수 감시는 질병 발생률 추정뿐 아니라 환경적 수질 관리와도 깊게 연결돼 있다. UNEP는 하수 감시가 질병뿐 아니라 육상 오염원, 생태계 서비스 유지, 담수 및 해양 보호에 관한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감시는 특히 세계지속가능개발목표(SDG) 6: 깨끗한 물과 위생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SDG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가정 하수의 약 절반가량이 안전하게 처리되지 않고 방류되고 있어 생태계 및 인간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항생제 내성(AMR)와 같은 환경 연관 문제에서도 하수 감시는 조기 경보 및 위험 지역 식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을 통한 AMR 확산 억제를 위해 강력한 물·환경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 인프라 격차 해소의 필요성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도전적이다. WHO와 UN 관련 보고서는 낮은 소득 국가에서 하수 처리 기반 시설과 모니터링 체계가 부족해 수질 데이터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전 세계 수자원 관리를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UNEP는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식 이전, 역량 강화, 지역사회 인식 증진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으며, One Health(일건강) 접근법을 통해 환경, 인간 건강, 동물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수, 오염원이 아니라 기회다


최근 국제 협력 프로젝트는 하수를 단순한 오염원이 아닌 자원으로 재개념화하고 있다. 적절히 처리할 경우 폐수는 재이용 가능한 물 공급원이며, 에너지 및 영양분 회수의 잠재력을 갖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수 재이용은 연간 약 3,200억 m³ 이상의 추가 물 공급량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수질 관리가 아니라 물 안보 강화, 기후 변화 적응, 지속 가능한 도시·농촌 발전의 핵심 전략이 된다.


하수 감시가 여는 미래


2026년 현재, 하수 감시는 전염병 대응과 지속 가능한 수질 관리 두 축에서 전 지구적 보건 및 환경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팬데믹이 남긴 과제와 교훈은 단지 질병 대응만이 아니라 전 지구적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을 함께 추구하는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과 데이터뿐만 아니라 국제 협력, 정책 지원, 현장 역량 강화, 그리고 지역사회 참여이다. 물은 곧 생명이고, 하수 관리는 곧 우리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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