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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바다의 어머니들 ⑥] 2026 북대서양 긴수염고래 출산기… 개체 #3593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3.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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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대서양 긴수염고래 3593호와 두 번째 새끼가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치에서 약 15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헤엄치고 있다. [사진=플로리다주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 위원회, NOAA 허가 번호 26919에 따라 촬영. 항공 조사는 미국 해안경비대, 미국 해군, 미국 육군 공병대 및 NOAA 수산청의 지원을 받았다.]

 

이 글은 ESG코리아뉴스를 통해 연재로 이어진다. 2026년 출산기에 확인된 또 다른 어미 고래와 그 새끼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개체 번호 뒤에 축적된 시간과 공백을 함께 기록한다. 어떤 개체는 꾸준히 관찰되지만, 어떤 존재는 오랜 시간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 간극 자체가 이 종의 위기를 보여준다.


이번에 기록된 긴수염고래는 북대서양 참고래 #3593이다.


2026년 1월 8일, 미국 플로리다 어류·야생동물보전위원회(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 FWC)의 항공 조사팀은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치에서 약 24km 떨어진 해역에서 어미 고래 한 마리와 그 옆을 따르는 새끼를 확인했다.


이번에 목격된 개체는 북대서양 긴수염고래 #3593으로, 최소 21세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번 출산은 그녀의 두 번째로 확인된 번식 기록이다. 이 개체는 2021년 한 차례 새끼를 낳은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출산했으며, 이는 2021년 출산 개체들 가운데 이번 시즌에 다시 번식에 성공한 여섯 번째 사례다.


그러나 #3593의 생애는 다른 개체들과 달리 매우 단편적으로만 기록되어 있다. 지난 21년 동안 단 다섯 번만 관찰되었고, 모든 목격은 12월부터 3월 사이 겨울철에 집중되어 있다. 연구자들은 그녀가 여름철을 어디에서 보내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개체는 2005년 플로리다 해역에서 처음 기록되었을 당시 이미 성체였으며, 이후 2011년·2012년·2015년에는 미국 뉴잉글랜드 연안에서 간헐적으로 관찰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2021년 노스캐롤라이나 해역에서 첫 새끼와 함께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불연속적인 관찰 이력은, 실제로는 더 많은 번식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단지 인간의 시야에 포착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에 확인된 2026년 새끼는 같은 시즌에 태어난 다른 개체들보다 유독 큰 체구를 보였다. 이는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관찰되었음을 의미하며, 출산 시점이 더 이른 시기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바다에서의 ‘첫 기록’은 곧 ‘탄생의 순간’이 아니다. 인간의 기록은 언제나 뒤늦게 도착한다.


이번 관측은 단순한 번식 사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오랜 시간 추적되지 않던 개체가 다시 나타나 새끼를 낳았다는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종의 생존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하는 바다가 얼마나 넓고, 이 종의 삶이 얼마나 취약한 조건 위에 놓여 있는지를 드러낸다.


연구자들은 #3593과 새끼의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다. 한 번의 목격은 기록이 되지만, 반복되는 관찰만이 생존을 증명한다.

ⓒ ESG코리아뉴스 & esgkorea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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