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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끝나도 환경 피해는 지속… 대기오염부터 생태계 붕괴까지 확산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04.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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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 활동 배출 사각지대 지적… 산업시설 파괴·해양 오염으로 장기 리스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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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사진=Ai]

   

전쟁이 남긴 환경 피해가 단기적 파괴를 넘어 장기적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국제기구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인명 피해와 인프라 붕괴에 초점이 맞춰지는 전쟁 보도와 달리, 환경 분야에서는 무력 충돌이 기후·생태계·자원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군사 활동 자체는 상당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연구기관인 Conflict and Environment Observatory(CEOBS)에 따르면 전투기, 군함, 장갑차 등 군사 장비는 연료 소비량이 매우 높아 대규모 작전 수행 시 산업 활동에 준하는 배출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군사 부문의 배출량을 공식 통계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어 기후 대응 체계에서 관리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UNEP 역시 군사 활동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상대적으로 관리가 미흡한 영역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전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시설 파괴는 대기오염과 토양·수질 오염을 동시에 유발한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는 석유 저장시설과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을음, 미세입자, 이산화황 등 유해물질이 대기 중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연기는 단순한 대기오염을 넘어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혼합된 독성 오염으로 평가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강수와 결합해 토양과 수질 오염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UNEP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평가에서도 석유 저장시설, 화학공장, 발전소 등이 공격을 받으며 유해물질이 토양과 하천으로 유입된 사례가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환경에 축적되며 지하수 오염과 농업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UNEP는 이러한 피해를 장기적인 환경 손상으로 규정하고,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연 생태계 역시 전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관련 연구에서는 산림 훼손과 화재 증가,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이동 경로 붕괴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지뢰와 불발탄은 전쟁 이후에도 장기간 토지 이용을 제한하며 생태계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태계가 원래 상태로 복원되지 못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해양 환경 역시 전쟁의 영향권에 포함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유조선 사고와 원유 유출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과거 대형 유류 유출 사고에서도 해양 생태계와 어업 기반이 장기간 훼손된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전쟁으로 인한 환경 피해는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고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기과학 분석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고도 기류를 따라 장거리 이동할 수 있으며, 일부 입자 물질은 동아시아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한국 대기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정량적 관측 자료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쟁은 단기적 충돌이 아니라 환경과 기후, 생태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리스크로 확장되고 있다. 군사 활동과 산업시설 파괴, 해양 오염이 결합된 현재의 분쟁 양상은 그 영향을 국경 밖으로까지 확산시키는 특징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전쟁을 환경 리스크의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시대에, 전쟁이 남기는 환경 비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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